아동병원 "의사 없는데 처방약도 품절 이중고"
"중증질환 소아환자 치료기회 상실 장기화, 정부 해결방안 마련 시급"
2023.06.20 11:19 댓글쓰기



의료진 수급난에 신음하고 있는 전국 아동병원들이 이번에는 필수의약품 품절 사태에 따른 이중고를 호소하고 나섰다.


진료현장에서 약을 구하지 못해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소아환자들이 치료기회를 잃게 되는 상황이 장기화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아동병원협회(회장 박양동)는 20일 대한병원협회 소회의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아청소년과 필수의약품 품절 사태를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회가 전국 44개 아동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품절된 필수의약품 수가 무려 141개에 달한다. 해당 질환 소아환자 치료에 치명적인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뇌전증 발작 억제제(데파코트 스프링클제형, 파이콤파 현탁액) △터너증후군 치료제(프레미나정) △성조속증 진단시약(렐레팍트 LH-RH 고나도렐린아세트산염) △성조속증 치료 주사제(데카펩틸) 등이다.


이 외에도 소아청소년 천식 치료제, 항생제, 독감 치료제, 항히스타민제, 콧물약, 진해거담제, 해열제, 장염 지사제 등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대한아동병원협회 최용재 부회장은 “소아 중증질환 진단과 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의약품들이 품절돼 환자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렐레팍트 같은 뇌하수체 성선자극 검사시약은 1년째 품절”이라며 “선천기형이나 수술 후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확진에 필요한 약이 없어 치료 결정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최 부회장은 “희귀질환 소아환자가 소수라는 이유로 방치하는 것이라면 너무나 잔인한 나라”라며 “이러한 상황이 정부가 자신하는 의료선진국의 현실”이라고 힐난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 이홍준 정책이사는 “의료진과 부모들은 매일 품절된 의약품을 구하기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처방 코드를 변경하고 의약품 도매상에 하소연하고 길어지는 조제시간에 따른 보호자 불평 등은 이제 일상이 돼 버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제조사나 공급사에 문의하면 수입이 되지 않거나 생산 계획이 없다는 해명만 반복하고 있다”며 “소아환자 의약품 품절 사태에 손을 놓고 있는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의약품을 조제하는 약국 현장에서도 우려감을 표했다.


메디컬약국 박소현 약국장은 “최근 약국가는 소아환자 필수의약품과 전쟁 중”이라며 “특히 다빈도 처방약인 항생제, 해열제, 변비약 등의 정상적인 조제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료약 수급, 약가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도 아이들이 복용할 약이 없다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며 “정부의 즉각적인 관심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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