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탓에 개원가 ‘직격탄’ 대학병원 ‘건재’
중소병원도 환자수 70%대 하락···상급종병 '불볕더위 영향 없어'
2018.07.25 12:2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정승원 기자]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환자 감소로 인한 개원가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04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1%(397명) 증가했다.
 

특히 지난 한 주(7월 15일~7월 21일) 동안 전체 온열질환자의 약 절반인 556명이 발생했고 급증세를 보였다. 올해 온열질환 사망자 10명 중 7명이 지난 한 주간 발생한 것이다.
 

온열질환자가 급증할 정도로 불볕더위가 계속되자 급기야는 병원을 찾는 발걸음도 줄어들었다는 게 개원가의 반응이다.
 

서울 한 외과의원의 A원장은 “여름이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올 여름이 특히 더운 만큼 환자가 적어졌다”라면서 “고령 환자가 대다수인 비뇨기과 특성상 병원을 내원해서 8월까지 안 와도 될 정도로 약을 많이 달라고 요청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료를 예약해두고 당일이 돼서 취소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날씨가 너무 덥다보니 아주 급한 일이 아니고서는 병원을 찾기가 꺼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15년째 내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B원장은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 하는 만성질환자들이 제때 내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고령의 환자들은 더운 날씨에 내원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병원을 내원하지 않고 효과적인 관리가 이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무더위가 직접적인 예약부도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서울에서 외과를 운영하는 C원장은 “평소에 비해 예약부도율이 늘었다”며 “평소에도 10% 정도 예약부도율을 보였는데 불볕더위가 시작된 뒤에는 15~20%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C원장은 “경기악화와 무더위로 인해 다른 업종에서도 20%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의원들도 적게는 20~30% 환자들이 줄어든 것 같다”며 “이러한 노쇼(No-show)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진료비 총액의 일정 부분은 지급하는 방식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름 휴가 기간이면 ‘반짝 특수’를 맞는 것으로 알려졌던 피부과·성형외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휴가를 앞두고 붐볐던 평년과 달리 끝이 보이지 않는 무더위에 환자 감소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피부과의원을 운영하는 D원장은 “무좀, 땀띠 등으로 여름이면 피부질환자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여름은 예외”라며 “바깥을 돌아다닐 수 없을 정도로 더운 날이라서 환자 수가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이 가장 많이 붐비는 오후 2~3시에 환자들이 없어 한산하다. 병원을 찾더라도 가장 더운 시간은 피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성형외과 의원을 운영하는 E원장은 “올해는 예년보다 확실히 환자가 줄었다는 말을 주변에서도 많이 듣는다”며 “더우면 수술 예후가 안 좋을 것으로 여기는 환자들이 많다. 어려워진 경기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날씨가 많이 더워서 레이저를 지금 하지 않고 미루거나 8월 더위가 꺾이면 수술하겠다는 환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중소병원 환자들도 ‘급감’·대학병원은 ‘요지부동’

중소병원도 불볕더위에 영향을 받고 있다.
 

서울의 한 중소병원장은 “우리나라처럼 외래 접근성이 좋은 곳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여기에 휴가철이 겹치면서 더욱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환자 수가 30~40%는 줄어드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개원가와 중소병원이 불볕더위에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대학병원들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다.
 

최악의 더위를 보이고 있지만 오래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하고 대기시간이 긴 특성상 예약부도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아직 더위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거나 못 온다는 환자가 늘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래 기다린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불편해도 참고 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 역시 “날씨가 덥다고 하더라도 큰 병원들은 보통 7~8월이 피크”라며 “병상 가동률은 1~2인실도 부족하고 외래진료 역시 더위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통 대학병원은 9~13% 정도 예약부도율이 나오는데 이번 더위 기간에도 큰 변화는 없다”면서 “다들 한두 달 이상 기다린 환자들이다보니 무더위에도 예정대로 병원을 찾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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