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자 학위취소 처분으로 폐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 동안 의대 신설을 추진해 온 대학들이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폐교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만약 이뤄진다면 그동안 의사 과잉 배출을 이유로 반대해 오던 대한의사협회 등에 대해 내세울 수 있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서남의대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목포대학교가 가장 큰 기대감을 갖는 모습이다.
목포대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서남의대 모니터링을 해 왔는데 학생들 사이에서도 학교가 없어질 경우 대안으로 목포대를 꼽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목포대는 2008년부터 의과대학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100만인 서명운동, 약학대학 유치 등 의대 설립을 위한 준비를 해 왔다. 최근에는 전라남도 사무소 내에 서울사무소를 개설하고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의대 설립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같은 전라남도에 위치한 순천대학교는 민감한 사안이라면서도 만약 서남의대 폐과로 인한 결원에 대해 그 자리를 대신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순천대 관계자는 “타 대학 일이라 의견을 개진하기는 어렵지만 만약 의대가 사라져 정원이 비게 된다면 가장 필요도가 높은 전라남도에 의대가 들어오는 것이 옳지 않겠나”고 말했다.
목포대와 순천대는 전라남도가 전국 16개 광역ㆍ특별시 및 도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고 의사 수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지역에 의사를 공급할 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산업의학ㆍ지역 중심 의과대학을 모토로 의과대학을 추진하고 있는 창원대학교는 서남의대 사건은 사립대학교가 의과대학을 운영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대표적인 부작용이라며 국립대학교가 의과대학을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대학교 관계자는 “사립대는 성균관대학교, 울산대학교처럼 사학이 들어와 잘 되는 경우도 있지만 재단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국립대는 최소한의 책임을 진다”고 강조했다.
창원대는 서남의대와 별개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공약과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 공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외에 인천대학교와 제주에 의대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중앙의료법인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인천대학교 경우 총장 교체 등 내부 사정으로 서남의대 관련해서 신경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중앙의료법인은 제주도에 의과대학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고 부속병원으로 활용하겠다던 S병원이 개원을 앞두고 있는 만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