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인 해외진출 찬반 '팽팽'
13일 진흥원 주최 토론회, '시기 상조' vs '최적 시기'
2014.06.13 20:00 댓글쓰기

 

최근 정부가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을 허용하면서 의료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관 자법인의 해외진출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이 부딪히는 양상이다.

 

의료기관 자법인 설립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수출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과 글로벌 의료수익 창출을 위해 하루빨리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히 맞섰다.

 

13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의료법인 해외진출 제도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이 국내 의료기관의 영리 자법인 설립 및 의료법인 해외 진출에 대해 다양한 시선을 제기했다.

 

특히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 허용이 아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의료법인의 해외진출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부상했다.

 

이에 맞서 해외 의료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국내 의료시장에 공익목적으로 투자한다면 국내 의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반론도 제시됐다.

 

신현호 변호사 "의료수출 반대-영리목적 의료 생각할 때 아니다"

 

토론에 참석한 법률사무소 해울 신현호 변호사는 "병원까지 수출해가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역사는 세계적으로 전무하다.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에 의료를 수출해 상품화한다면 적잖은 반감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말 의료법인의 해외진출을 꿰한다면 법률을 개정해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먼저"라며 "비영리인 의료법인이 영리 자법인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법률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게다가 국내 의료법인이 해외진출에 실패할 경우 정부의 세금으로 이를 막아야 하는데, 사고는 다른사람이 치고 책임은 국민 혈세가 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의료법인의 영리 부대사업도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았는데 해외진출 영리법인을 토론하는 것은 너무 이른 발상이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서한기 부장 역시 의료 영리화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냈다.

 

서한기 부장은 "의료를 산업적 관점으로만 바라보고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의료는 공공재적 성격이 크고 문화이기 때문에 현지 문화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 "단순히 의료기술이 뛰어나다는 이유만으로 자본력을 투자한 해외법인을 설립한다면 실패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경제부처가 아닌 사회부처다. 의료기관을 통해 돈을 벌 궁리는 기획재정부 등이 할 일인데 오늘날 복지부는 본연의 업무를 잊은 채 의료기관을 이용해 돈을 버는데 치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순용 원장 "의료수출 찬성-엘리트 한국 의사들 해외 진출해야"

 

좁은 국내 시장 내 경쟁을 멈추고 더 큰 세계시장으로 나가야 한다는 당위성도 제기됐다.

 

보바스기념병원 권순용 미래기획본부장은 "글로벌 의료시장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금 나가지 않으면 늦는다"며 "한국 의료현실은 비급여 진료수익을 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고 부대사업을 통한 수익창출에 집중하는 등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를 국내 의료시장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자법인 설립을 통한 해외진출에 적극 찬성한다"며 "의료수출로 재정 건정성을 확보함으로써 국내 의료가 성장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뉴스 곽인찬 논설실장은 "한국의 똑똑한 학생들, 엘리트 지식인은 모두 의대로 가고 있다. 이 지식인들을 100%, 120% 활용하지 않는다면 국가적으로 큰 낭비 될 것"이라며 해외진출론에 힘을 실었다.

 

곽 논설실장은 "다만 국내 여론과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근 의료영리화를 두고 여론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의료수출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지만 여론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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