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딩 폭’은 결정됐지만 예상대로 함구령이 내려졌다. 흘러가는 분위기는 공급자가 단체가 기대하는 ‘7000억+α’에 근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는 수가협상의 핵심인 밴딩 폭을 결정하는 1차 회의를 진행했다.
2시간여 회의에서는 의협과 병협 등 공급자단체가 제시한 데이터를 파악하고, 건보공단이 예측한 수치를 확인했다. 오는 31일 최종 기일을 앞둔 시기인 만큼, 밴딩 폭은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정운영위원회 조재국 위원장[사진]은 데일리메디와 만나 “밴딩 폭 공개는 불가능하다. 오늘 회의에 참여한 모든 위원들에게도 함구령을 내렸다”며 운을 뗐다.
조 위원장은 “핵심이 되는 카드를 먼저 보이고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최하위 수준의 협상에 불과하다. 공급자단체가 주장하는 밴딩 폭 우선 공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2017년 수가협상의 쟁점이 되고 있는 17조원의 흑자분 투입에 대해서는 “곤란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는 건보재정 흑자와 밴딩 폭은 비례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시사하는 대목이다.
재정 흑자가 사상 최대의 수치를 기록했다고 해도 이를 ‘7000억+α’ 수준으로 끌어올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5년간의 수가협상 결과와 재정 흑자를 비교해 봐도, 이 같은 주장은 들어맞는다. 재정 누적수지가 지속적으로 늘어났지만 이를 반영한 수치는 없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재정의 누적수지는 ▲2011년 1조5천600억원 ▲2012년 4조5757억원 ▲2013년 8조2203억원 ▲2014년 12조8072억원 ▲2015년 16조9천800억원 ▲2016년 17조원를 넘어섰다.
그러나 실제 수가협상에서 적용된 재정은 ▲2012년 5458억원 ▲2013년 6386억원 ▲2014년 6898억원 ▲2015년 6685억원 ▲2016년 6503억원으로 들쭉날쭉한 형태를 보였다.
결국 1차 회의에서 흐른 분위기는 ‘잘 해봐야 전년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2%대 인상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보장성 강화를 위해 투입돼야 할 재정 소요분이 정해졌고, 또 추가로 투입될 재정도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조 위원장은 “재정소위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판단한다. 밴딩 폭을 결정하는 것은 수가뿐만 아니라 보장성 강화 계획, 보험료 등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많은 포션을 주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어 “재정소위 결정은 전체 위원들을 대표한다는 신뢰를 갖고 있다. 결코 통보를 내리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공급자단체도 남은 협상 기간 치열한 주장을 펼쳐야 한다. 원만한 협상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