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병원들이 정부의 소아의료체계 개선안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명했다.
위기에 처한 소아의료체계에 관심을 갖고 개선 의지를 보인 것은 고무적이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되지 않아 대책 없는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공언이 실언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문가 단체들과 협의체를 꾸려 보다 꼼꼼하고 현실적인 대책들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회장 박양동)는 24일 윤석열 대통령의 소아진료 관련 공언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우선 아동병원협회는 “정부의 개선 대책은 입원전담전문의 고용 촉진을 위한 지정평가기준 개선 등 의료계 의견이 반영돼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다만 “실행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거의 없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특히 소아진료 공백을 없애기 위한 실천 방안과 재정 문제 등에 대한 내용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는 자칫 윤석열 대통령의 공개 약속이 향후 물거품이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며 “윤 대통령의 공언이 실언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형식 탈피해야”
현재 소아진료체계 붕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부당국의 혁심적인 문제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협회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협회는 “이번 개선안은 시급한 문제의 일부는 해결할 수 있을지 몰라도 가장 중요한 소아청소년과 의사 양성 계획안이 빠져 있는 등 임기응변식의 땜질식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공의가 소청과를 지원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 대책이 필요하다”며 “부족한 인력으로 최소 5~10년을 버텨야 하는 현재 인력난 해소를 위한 처방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적절한 소아 청소년과 전문 인력이 배출되기 전까지 상급병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의 역할 분담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 및 중증 응급질환을, 아동병원은 급성 감염성 질환이나 준중증 응급질환, 단기간 입원으로 회복이 가능한 환자들을 전담할 수 있도록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협회는 1차, 2차, 3차 소아진료 전달체계가 회복될 수 있도록 가시적인 재정 지원 근거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특히 응급진료의 경우 야간에는 상급병원에서, 주간에는 병원이나 의원에서 담당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과 응급의료수가를 적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대형병원 소아응급 전문의 배치를 위해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메우는 식의 불안정한 극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소아 진료 정상화를 위한 정책 마련을 위해 대한소아청소년학회, 대한아동병원협회 등을 주축으로 TF팀을 조속히 구성, 운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들은 “대통령의 공언이 빈 공자 공언이 되지 않도록 정부 당국은 진료 전문가와 함께 올바르고 다양한 소아 진료 정책을 도출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길 바란다”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