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 2017년부터 시행한 재활의료기관 사업으로 환자들의 재활치료에 있어 여러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치료와 비사용증후군 환자에 급여 적용이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일선 현장에서는 아직 재활의료 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병원협회가 최근 서울파르나스에서 개최한 ‘제14회 Korea Healthcare Congres(KHC 2023)’에서 ‘회복기 요양병원 우수사례’를 주제로 제2기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된 3개 병원 관계자들이 발표했다.
재활의료기관 지정 사업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7년 ‘급성기-회복기-유지기 및 지역사회 통합돌봄’으로 이어지는 재활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2월 제2기 재활의료기관 53개소를 지정하고 맞춤형 재활 수가 등 지원책을 마련했다.
최성혜 일산복음재활병원장[사진]은 ‘재활의료기관 역할과 전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재활의료기관 지정 뒤 다방면에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가장 큰 장점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가 꼽혔다. 최 원장은 “예전에는 뇌졸중 환자든, 척수손상 환자든 전기치료 2개, 매트치료 2개, 작업치료 2개로 정형화된 치료만 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환자에게 맞는 적극적인 재활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마비는 경미하고 연하장애나 실어증 등 언어장애가 있을 경우 연화 치료와 언어 치료에 더 집중하고 운동치료는 간소화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또 “퇴원 후 방문 재활치료가 가능해져 재활치료 연속성이 확보됐다”고 덧붙였다.
급성질환이나 수술로 인해 기능상태가 현저하게 저하된 비사용 증후군 환자도 발병 또는 수술 후 60일 이내에 재활의료기관에 입원하면 60일 동안 집중 재활치료가 가능해졌다.
최 원장은 “이전에는 건강보험 급여 범위 내에서 해줄 수 있는 재활치료가 굉장히 제한적이었다. 이제는 재활의료기관에 입원하면 60일 동안 집중 재활치료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고, 부족하면 방문 재활치료까지 연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뇌졸중, 대퇴골절, 치환수술 환자는 발병 또는 수술 후 30일 이내 재활의료기관에 입원하면 30일 동안 집중 재활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30일이란 시간이 부족해 복지부에도 기간을 좀 더 늘려달라고 지속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급의료기관 퇴원 전(前) 환자 기능적 평가 필요”
반면 아직은 사업이 목표한 만큼 재활의료전달체계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최 원장은 “상급의료기관 입장에서는 급성기 치료를 해서 빨리 퇴원시키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환자 퇴원 후 어떻게 해야할 지 전달하는 것에는 다소 미흡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활의료기관이 환자 체중 부하 운동 수준과 피해야 하는 운동 등을 경험적으로 예측할 수는 있지만, 환자가 정형외과에서 이런 설명을 듣고 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도, 의사도 모두 바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종종 상급의료기관으로 역(逆) 전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급의료기관 퇴원 전 기능적 평가에 따른 퇴원 지원 프로그램 확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인건비 상승과 비례하지 않은 간호·간병 수가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최 원장은 “간호·간병 병동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많다. 그런데 간호·간병 수가가 몇 년간 고정된 반면 인건비는 더 올라갔다. 이런 상황에 병상가동률이 줄어들면 적자로 이어진다”며 간호·간병제도 개선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