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출범했던 여의정협의체가 3주만에 좌초된 가운데 의료계를 이끄는 종주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새로운 수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 레이스에 돌입한다.전공의, 의대생, 교수, 개원가, 봉직의 등 전(全) 직역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포용력과 투쟁력을 두루 갖춘 후보가 누구인지, 의사 회원들이 집중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제43대 의협회장 선거 후보 등록이 오늘(2일) 시작, 3일까지 진행된다.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 4일 후보자 기호 추첨과 함께 내년 1월 4일 투표 시작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이 진행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후보자들이 2~3일 중 등록을 마무리하고 나면 일부 후보는 등록일에, 나머지 후보는 기호 추첨 때 정견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회장 선거가 한 해 두 번 치러지는 것은 거의 처음"이라며 "촉박하게 진행되는 만큼 인물 경쟁력, 후보 캠프 구성 및 경험치가 선거 승패를 좌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에는 총 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강희경 서울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최안나 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이 경선을 벌이게 된다.
이들은 선거 일정이 공표된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추천서를 수령했다. 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후보는 5개 이상 지부에 선거권자 5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해 추가 후보가 나오기 어렵다.
당초 의료계 내부에선 이번 선거의 열기가 뜨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택우 회장과 주수호 대표간 양자대결로 선거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택우 회장은 올초 의협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대정부 투쟁을 이끈 바 있다. 주수호 대표 역시 42대 선거에서 2위를 기록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확인했다.
여기에 주수호 대표와 함께 42대 선거에 출마했던 이동욱 회장이 가세했다. 그는 의사회를 다년간 이끌며 탄탄한 지지세력을 보유하고 있고 의료정책에도 목소리를 적극 내왔다.
이런 상황에 10년 만에 교수 후보가 의협회장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007년 중앙의대 김성덕 교수와 2014년 고려의대 박종훈 교수 이후 세 번째로 등장한 교수 출신 후보다.
마지막으로 합류한 것은 최안나 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이다. 새로운 의협으로 의료를 쇄신하겠다는 각오로 선거에 뛰어든 그는 임현택 집행부를 지지하던 회원들을 세로 확보할 수 있어 변수가 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한동안 의협 선거는 개원가를 대표하는 지역의사회장이나 의협 소속 임원들이 경합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교수 출신 후보가 등장해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의정협의체가 의료계의 예상대로 파행된 지금, 의료계도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면서 "전 직역을 모아 한목소리를 내고, 의대 증원 및 의료대란을 해결하도록 이끌 수 있게 리더십을 발휘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잘 검증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