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시작과 함께 새 지도부를 꾸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신임 위원장 최희선)이 신년에도 투쟁을 이어갈 사업장으로 건국대충주병원과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을 지목했다.
보건의료노조는 4일 오후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2024년 제 1차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했다.
오는 2026년까지 10대 지도부를 이끌어갈 최희선 위원장(前 여의도성모병원 지부장)은 "우리 지도부는 소통, 실천, 신뢰로 현장을 강화해 새로운 산별노조 운동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서는 투쟁 중인 사업장 현황이 공유됐다. 지난해 7월 총파업, 부산대병원 및 양산부산대병원, 고대의료원 파업 등에서 역대 장기 파업이 발생하며 우려감을 키웠지만 아직까지 노사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곳이 있다.
"건국대 법인, 충주병원 규모 축소 및 인력 감축 시도"
우선 노조와 지자체, 시민단체가 정상화를 요구 중인 건국대충주병원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구조조정을 놓고 노사가 줄다리기를 이어오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 12월에는 노조가 3일 간 1차 파업을 진행한 뒤 현재는 현장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강추위가 예상돼 응급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판단이었다.
노조는 "임금 인상, 인력 충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시설 개선 등을 위해 건국대 법인이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라"고 요구해왔다.
최근에는 건국대 법인이 직원 구조조정 초석을 놓으며 직원들을 스스로 떠나가게 만들고 있다는 증언도 제기됐다.
양승준 충북지역본부장은 "병원 측이 지난해 7월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한 것도 모자라 병원 축소 및 인력 감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탁자 못구한 광주시립제2요양병원 '폐업 저지'
3차례 공모에도 다음 수탁 운영자를 구하지 못해 결국 폐업 위기에 놓인 196병상 규모 광주시립제2요양병원도 노조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3년 설립 단계부터 전남대병원이 이곳을 수탁 운영해왔지만 지난해 12월 27일자로 전남대병원이 광주 동구 보건소에 폐업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해 7월 31일자로 수탁 기한이 만료됐지만 새로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을 맡겠다는 곳은 없었기 때문에 전남대병원이 한시 연장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그러나 낮은 의료수가와 높은 운영비, 적자 누적 등을 이유로 운영이 더 이상 어렵게 됐다.
이에 광주광역시는 "위탁계약 종료일인 2023년 12월 31일까지 모든 외래·입원 진료를 종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현재는 "직원 재취업을 돕겠다"며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지속적으로 병원의 운영 방식을 광주시 직영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해왔다.
김수형 광주시요양병원지부장은 "전남대병원이 시립제2요양병원 운영을 포기한 이유는 최근 5년 간 발생한 28억원의 적자를 광주시가 제대로 보전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남대병원이 공익적 적자 일부를 부담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광주시가 요양병원을 페업까지 내몰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노조 조합원 30여 명이 폐업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찬가지로 빛고을의료재단 수탁 후 내홍이 지속, 지난해 84일 간 파업이 발생했던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의 경우 계약을 내년 4월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