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출연 의사·한의사 발길 '뚝' 왜?
상업성 논란 등 비판 여론…복지부 늑장대응 처벌 사례 '무(無)'
2014.10.19 20:00 댓글쓰기

의사, 한의사 등의 홈쇼핑 출연 논란이 불거지면서 관련 프로그램에 의료인이 종적을 감췄다. 불과 1개월 전 홈쇼핑 업체들이 의료인 섭외에 열을 올리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뒤늦게서야 의료인의 홈쇼핑 출연 단속에 나서 '늑장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 때 홈쇼핑 업계에서는 TV 등을 통해 유명세를 탄 의사와 한의사 출연이 ‘흥행 대박’ 카드로 여겨지며 이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했다.

 

실제 인지도에 따라 의료인의 몸값은 1시간 출연에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4000만원까지 책정됐었다는 전언이다.

 

소비자들이 ‘의사와 한의사’라는 직업적 전문성을 신뢰하면서 관련 상품 판매가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고, 효과를 본 업체들이 앞다퉈 의료인을 찾은 결과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 의료인의 상업적 출연을 문제 삼으면서 홈쇼핑 업체와 의료진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형성됐고, 이후 홈쇼핑에서는 의료인 찾기가 어려워졌다.

 

홈쇼핑 업계의 섭외 경쟁도 급격히 사그라졌을 뿐만 아니라 설령 섭외를 하더라도 비난 여론에 부담을 느낀 의료인 스스로 출연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의료인의 지도‧감독권을 갖고 있는 보건복지부는 대응이 늦어 빈축을 샀다.

 

복지부는 이미 업계에서 논란이 잦아든 지난 달 말에야 의료계 유관단체에 공문을 보내 의료인 홈쇼핑 출연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인이 홈쇼핑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품의 기능을 보증하거나 추천하는 것은 의료인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라는게 복지부의 입장이다.

 

복지부는 “의료인이 출연하는 홈쇼핑의 허위‧과대광고 모니터링을 강화해 행정처분 및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아직까지 홈쇼핑 출연 의료인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 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교육부 역시 국립대병원 소속 일부 의대 및 한의대 교수들의 홈쇼핑 출연에 대해 경고했다.

 

교육부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의 ‘공직자 행동강령 주요 위반사례’를 공개하고, 유사사례 발생 예방을 주문했다.

 

실제 이 사례 중에는 모 국립대학교 A 교수가 자신이 설립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벤처기업에서 개발한 홍삼제품을 직접 광고하다가 적발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교수가 공무원 신분임에도 직무 범위를 벗어나 사적 목적으로 소속기관의 명칭을 사용해 광고한 행위는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환자 치료를 최우선해야 하는 의사가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돈벌이에 나서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스스로 직업적 윤리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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