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아산, 서울아산병원 수준 시스템 구축"
유창식 강릉아산병원장
2022.09.05 05:40 댓글쓰기

“경영은 초짜지만 의사로서는 어느 정도 완성도를 갖췄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환자를 다시 보면서 임상의사가 환자를 놓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환자를 만나서 하는 얘기에 자신감과 확신이 있고, 이 환자의 눈빛과 간절함은 여지껏 의사로서 살아온 삶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했습니다.”


올해 초 강릉아산병원 제16대 병원장에 취임한 유창식 병원장은 당시 고민이 컸다. 정년까지 적지 않은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임상 및 연구 분야에서 이룰 수 있는 업적과 병원 경영에 대한 개인적 성취감이 맞섰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강릉아산병원 수장을 택했다.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한 이곳 병원의 경영인으로서 낼 수 있는 성과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었다.


유 원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내 대장암과 염증성 장질환 외과적 치료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명의(名醫)다.

 

지난 1995년 서울아산병원 외과 전임교원으로 부임 후 외과장, 대장암센터 소장, 암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대장항문학회 회장을 맡아오며 학회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실제 일을 하다 보니 여러 시스템이나 내부 프로세스 면에서는 서울아산병원 만큼 선진화되지 못한 부분이 종종 발견되곤 합니다. 이를 개선해 나간다면 보람이 크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임상 및 연구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긴 그는 이제 지역에서 존경받고 주민들이 모든 중증질환을 맡길 수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한 사명감에 전력 중이다. ‘이곳 병원에 들어서면 무조건 살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최고 병원을 꿈꾸고 있다.


"진료 현장에서 듣는 목소리, 강릉아산병원 장단점 파악 큰 도움"

"우리 병원 오면 환자가 살 수 있다는 확신 심어주고 싶다"


이 같은 목표에 매진, 취임 후 3개월여 동안 환자를 만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존재 이유에 대한 허전함과 갈증이 생겨났다. 환자를 봐야겠다 싶어 급히 외래를 열었다.


유 원장은 평생 환자만을 바라본 의사로서 이 순간이 제일 자연스럽고 삶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순간으로 기억한다.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자신감도 컸다. 


동시에 환자를 대하면서 병원에 대한 환자가 가지고 있는 기대와 일부 불만도 듣게 됐다. 병원을 잘 알려면 진료현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외래진료와 수술에 일주일에 하루를 할애한다. 서울에 비하면 5분의 1로 환자를 대하는 일이 줄었지만 서울을 비롯한 부산, 전남 등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유 원장은 “서울에선 오전과 오후 반나절 동안 최소 60~70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2~3분에 불과했던 환자 1명당 진료시간이 여기선 20분을 넘기기도 한다. 환자들이 감동을 받으면서 내 스스로 좋은 의사가 된 것 같아 만족도가 높다. 병원 이용에 있어 불편사항을 들을 수 있는 점은 덤”이라고 말했다.


강릉아산병원 수장으로서 임기는 2년이다. 지난 1996년 개원, 25년 이상 지역에서 사랑받아온 의료기관에서 무언가를 이루기에는 길지 않은 시간이다.


그럼에도 유창식 병원장은 환자 안전 및 경험, 치료 성과, 의료 질 등을 포괄하는 진료시스템을 서울아산병원과 같은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영동지역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으로서 360여개 회원병원 보유 및 31개 병원과 협약을 체결, 건전한 의료전달체계 정립과 신뢰를 통한 환자 의뢰·회송을 수행 중이다.


유 원장은 “좋은 병원이라는 개념은 아주 단순하다. 환자를 잘 치료해 병원을 찾은 환자가 안전하게 치료받고 나가는 의료기관을 만드는게 소박하지만 큰 소망”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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