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 '참여' 선회…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수순
이르면 내주 발족 전망, 의협·전공의‧의대생·교수비대위 '불참'
2024.10.23 06:30 댓글쓰기




이진우 의학회 회장(가운데)이 지난 6월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의료계 불참으로 한 달 넘게 교착 상태에 빠졌던 '여야의정(與野醫政) 협의체'가 대한의학회(이하 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이하 KAMC)의 참여 선언으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두 단체 외에 참여를 표명한 의사단체는 아직 없는 가운데 2025년 정원 논의 및 자율적 의대생 휴학 승인 등을 요구한 대한의학회가 협의체에서 어떤 결과를 끌어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지난 22일 오전 학회 임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며 "의학회는 KAMC와 함께 협의체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의학회은 같은 날 오후 협의체 참여를 공식화하며 "의대생‧전공의로 이어지는 의료인 양성 시스템 파행과 한국 의료시스템 붕괴 현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 의료 정상화를 위해 백척간두의 절박한 심정으로 협의체에 참여해 전문가 단체 책임을 다하겠다"고 천명했다.


지난 9월 대한의사협회 등과 함께 협의체 불참 선언을 했던 의학회와 KAMC는 이번 결정에 대한 의료계의 비판을 의식한 듯 협의체에서 논의할 의제를 선제적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협의체 발족 전 의대생 휴학 신청에 대한 대학별 자율적 허가 ▲2025년‧2026년 의대 정원 논의 및 의료인력수급추계기구의 입법화 위한 시행계획 설정 ▲의대생 교육‧전공의 수련 내실화 위한 국가 정책 수립과 지원 보장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독립성‧자율성 보장 ▲의료개혁특별위원회 개편 등 5가지가 제시됐다.


의학회는 "협의체는 그동안 있었던 수많은 의정 협의 실패의 전철을 결코 밟지 않고, 상호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그를 바탕으로 건설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국회 "환영"…"전공의 참여도 이끌어야"


두 단체의 갑작스러운 참여 선언에 각계의 반응들이 즉각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우선 정부와 국회는 적극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의학회와 KAMC의 협의체 참여를 환영한다"며 "향후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협의체 출범에 가장 앞장섰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SNS에 "두 단체가 협의체 참여를 결정했다. 협의체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의료진 양성을 위해 의대 학사운영과 의평원의 자율성이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는 의료계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말씀드린다"면서 "의료계의 결단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8개월째 꽉 막혀 있는 의정갈등과 의료대란의 난국을 해결할 수 있는 첫걸음이 내디뎌졌음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풀어내야 할 매듭이 아직 많다"며 "특히 이번 의료대란 사태의 핵심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전공의들이 아직 참여의 뜻을 밝히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밝히고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그 구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 연합뉴스

전공의‧의대생 "허울뿐인 협의체 불참"…의협‧전의비도 불참 유지


의료계, 특히 의사 단체들은 의학회와 KAMC의 참여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협의체 불참 의사는 고수하는 분위기다.


두 단체가 참여 의사를 밝히기 전 의견을 주고받았다는 의협은 "두 단체의 결정을 존중하며 부디 의료계 전체의 의견이 잘 표명될 수 있도록 신중함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의협은 현시점에서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는다"면서도 "의학회 및 관련 기관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내부 논의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정갈등 해소의 키를 쥐고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불참 의사를 재차 밝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정호‧김서영‧조주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SNS를 통해 "허울뿐인 협의체에 참여할 의향 없다"고 못을 박았다.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측은 "정부 태도 변화가 없어서 참여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으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23일 열리는 정기회의에서 논의를 거쳐 협의체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전의교협이 지난달 협의체 참여를 논의 당시 일부 교수들은 더 이상의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시 불참 이유였던 정부의 태도 변화가 지금까지도 없는 상황에서 협의체 참여 여부는 미지수다.


환자 단체도 협의체 출범을 반기지만은 않고 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입장문을 통해 "정치권이 환자를 빼고 협의체를 발족하는 것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며 "또 의협과 전공의가 빠진 의료계의 참여는 반쪽짜리 협의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엇갈린 시각 속에서도 여당의 강력한 추진 의지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 협의체가 출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22일 인천 강화 풍물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더 늦어지면 안 된다. 국민의 건강 하나만 보고 가면 된다. 그것 하나만 가지고 협의체가 출범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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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 이용만 당할 것이다. 10.23 12:59
    대한의학회가 언제부터 정부의 어용단체노릇하는 기구로 전락했던가? 정부가 성의가 있다면, 최소한 현 사태를 야기한 복지부 장차관 정도는 짤르고 대화해야 옳을 것이다. 그들은 의료계를 속이고 농락한 인물들이다.

    협의체 들어가서 대화한다쳐도 아마 대화하고 협의했다고 뻥치고, 결국 정부측서 일방통행할거다. 언론에다는 의료계와 합의했다는 식으로 뻥칠껄? 결국 이용만 당할거다. 말같지도 않은 소릴 하면,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 옳다. 아니면, 모든 회의를 100% 기자들앞에서 공개를 하면서 대화하던지.... 밀담하는 식으로 비공개회의식으로 진행한다면, 아마 그들에게 속을거다. 이용만 당할거다. 어리석다 아니할 수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