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생 2인 "우리는 6개월째 휴학 중입니다"
신동진·신동주, 한국 의과대학 상황 기고문 국제학술지 '랜싯' 게재
2024.09.04 05:50 댓글쓰기




지난 5월 제주대 의대생들이 대학 본관 회의실 앞에서 증원에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지난 2일 전국 대부분 대학들에서 2학기 개강이 시작됐지만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으로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당분간 의대생 복귀는 어려울 전망인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국제학술지에 우리나라 의대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기고를 게재해 이목이 집중됐다.


"한국 정부, 증원으로 낙수현상 기대…의학교육 질(質) 저하"


서울의대 학생인 신동진 씨와 신동주 씨는 지난달 29일 의학학술지 '랜싯'에 '6개월째 한국 의대생들을 휴학 중'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이들은 기고문을 통해 "고품질‧고효율로 인정받는 한국 의료시스템이 정부 정책으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호소했다.


저자들은 "지난 2월 정부는 의대 입학정원을 67% 늘린다고 발표했다"면서 "이 정책은 지역‧필수의료 의사 부족을 해결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며, 증원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덜 인기 있는 과로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항의코자 의대생 95% 이상은 휴학계를 제출했으며, 지난 7월 기준 전체 1만8217명 중 495명(2.7%)만 수업에 참여하고, 의사 면허 시험 등록률은 5.3%로 떨어졌다"고 현재 의대 상황을 자세히 알렸다.


학점을 비롯한 교육부의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 내용도 설명하며 "학생들 복귀가 미뤄지면서 이 방식은 실행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회에 소비자단체를 포함하라는 정부의 권고, 혼합진료 등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저자들은 "휴학한 의대생들이 올해 돌아오지 않으면 2025년에는 새로 입학한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게 된다. 이는 의학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며 "높은 의료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급하고 사려 깊은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대 의대 2학기 등록률 3.8%…교육부 희망 물거품


저자들이 밝힌 것처럼 의대 수업은 2학기에도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의대 10곳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학년도 2학기 수강신청 및 등록 현황'에 따르면, 전체 의예과 학생들의 수강신청률이 7%에 불과했다.


대학 및 학년별로 제주대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은 단 한 명도 수강신청을 하지 않았고, 전북대는 전체 1학년 학생 142명 중 2명(1.4%)만 수강신청을 했다.


수강신청 인원이 가장 많았던 전남대도 17명(13.6%)에 그쳤으며, 이밖에도 충남대 14명(12.7%), 충북대 5명(10.4%), 경북대 7명(6.4%), 부산대 6명(4.8%), 서울대 5명(3.7%), 경상국립대 4명(5.3%), 강원대 2명(4.1%)에 불과했다.


예과 2학년 학생 역시 전남대 20명(16%), 서울대 13명(9.6%), 충남대 10명(9.1%) 등 10개 의대에서 총 76명(7.8%)만이 수강신청을 했다.


2학기 등록률 또한 처참하다. 대다수 대학이 제적 처리를 피하기 위해 2학기 등록금 납부 기한을 연기했지만 등록기간이 아닌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국립의대에서 등록을 마친 예과생 및 본과생은 총 180명에 그쳤다. 


이는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9개 국립대 의대 재학생 4746명 중 3.8%에 불과한 수치다.


특히 전남대(87명‧12.0%)를 제외한 나머지 8곳은 모두 10% 이하 등록률을 보였다. 제주대는 등록한 의대생이 한 명도 없었으며 경북대 2명, 강원대 3명, 부산대 13명, 충북대‧경상국립대 각 14명, 충남대 23명, 전북대 24명이 등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진선미 의원은 "교육부는 '9월이 복귀 골든타임'이라며 복귀 가능성만 외칠 것이 아니라 전향적인 태도로 의대생들 요구를 경청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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