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공의 들었다 놨다 하는데 복귀하겠냐"
병원 사직 임진수 기획이사 "수차례 믿었지만 체념, 태클거는 정부 인사 빠져야"
2024.10.09 06:24 댓글쓰기

사직 전공의가 국회에서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대부분의 전공의가 복귀할 이유가 없다"고 정부를 작심 비판했다. 또한 그는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하려면 우선 정부 내부 의견을 통일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사직 전공의 임진수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위원이 "전공의 복귀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자 이 같이 답변했다. 


임 이사는 할 말이 많다는 태도를 취하면서 "지난 8개월 동안 정부를 짝사랑하는 기분이었다"고 비유했다.


우선 처음 의정합의를 무시하고 나온 정부의 의료개혁에 원대한 계획이 있을 것으로 믿고 싶었다는 것이다. 


"세번 속았어도 믿고 싶었고 의사들 모욕 발언은 정말 믿기 힘들었다"


그는 "한 번 속으면 속인 이가 나쁘다고 하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이가 바보라고 한다. 그런데 벌써 세 번째다"며 "그래도 믿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러나 '환자를 실어 나르겠다', '카데바를 수입하겠다', '전화할 수 있으면 경증이다' 등의 발언이 지속됐다"며 "어떻게 이렇게 의사를 모욕할 수 있는지 믿기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의사도 국민인데 교육부 장관이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며 국민을 상대로 기싸움을 할 수 있는지 의아하다"면서 "그럼에도 복지부 장관이 이번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믿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이후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나와 이 사과를 다시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또 체념하게 됐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임 이사는 "'그냥 너희들 밖에 나와 있어서 안타까워서 미안하다고 한 것이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정정하는 모습을 보고 체념했다"며 "전공의들은 이 꼴을 보고 왜 우리가 돌아가야 하느냐고 생각할 것이다"고 비관했다. 


"전공의 복귀, 전문가로서 존중받고 소신껏 진료하면서 보람있게 사는 분위기 되면 가능"


전공의들을 복귀하게 하기 위해서 '특별한' 방법은 없다는 게 임 이사 주장이다.


그는 "그저 이 나라에서 수련을 받고 전문의가 돼서 전문가로서 존중받고 소신껏 진료하고, 의사로 사는 게 보람있다고 느껴지면 누가 안 시켜도 복귀한다"고 말했다. 


자꾸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무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정부의 통일되지 않은 입장을 지적했다. 


임 이사는 "진정성 있게 의료계와 대화를 원하는 분도 있고 그 시도를 칼 같이 차단하는 분도 있는 것 같다"며 "정부가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정부 내부에서 태클을 거는 사람부터 좀 빠져야 한다"고 일침했다. 


"전공의 블랙리스트 관련, 구속 대상은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든 정부"


최근 '복귀 전공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구속된 전공의와 관련해 임 이사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고 했다. 


임 이사 역시 해당 블랙리스트의 '명예의 전당'에 올라 있다. 임 이사는 "연인을 살해해 기소된 교제살인범 某 의대생이 1위고, 제가 2위다. 현 사태와 관련해서는 제가 1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 이사로서 전공의 지원 업무를 해 온 것 뿐이다. 사실 사회를 이렇게 만든 정부가 구속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사태가 아니었다면 블랙리스트 작성자와 나쁜 인연으로 이어질 이유가 없었다" 강조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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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감 10.09 10:29
    정말로 안타깝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