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결정을 유보했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참여를 결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전의교협은 지난 23일 저녁 긴급총회를 연 뒤 보도자료를 내고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해 의견을 수렴했다"면서 "회의 결과 협의체 구성과 운영이 결정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참여 결정을 유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공의와 학생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의료계 단체로 구성돼야 한다"며 "정부도 의료대란을 촉발한 당사자가 아니라 문제 해결에 적합한 인사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의학회(이하 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KAMC)가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의료 대란을 극복하기 위해 협의체에 참여키로 한 결정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전공의‧의대생 불참으로 '협의체 실효성' 의문
의사 단체들 불참 선언으로 한 달 넘게 고착 상태에 빠졌던 협의체는 지난 22일 대한의학회와 KAMC가 참여로 선회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두 단체의 참여 선언 후 상급종합병원협의회, 수련병원협의회, 대한병원협회 등 병원 경영자 단체들도 협의체 참여 여부를 재논의할 예정이거나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지며 협의체 출범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상급종합병원협의회와 대한병원협회는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위원 추천도 완료한 만큼 협의체에도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만약 의사 단체 2곳에 더해 병원 경영자 단체들까지 참여 의사를 밝힐 경우 협의체 구성을 주도한 국민의힘에서는 출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정갈등 해소의 키를 쥐고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 단체를 비롯해 대한의사협회,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 주요 의사단체들이 불참 입장을 유지하면서 협의체가 출범해도 큰 소득을 거두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협의체를 통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성과라고 외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의학회와 KAMC가 협의체에 참여하기에 앞서 요구한 의대생 휴학 승인, 2025년 정원 논의 등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지난 23일 사실상 거절 의사를 내비치면서 두 단체의 참여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의대교육이나 우리나라 의료 미래, 국민 건강권에 대해 일말의 관심도, 염려도 보이지 않는 교육부 등의 입장에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서동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