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동냥 아닌 자생할 길 터줘야"
최용재 아동병원협회장
2024.04.10 06:31 댓글쓰기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사진]이 최근 쏟아지는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책에 대해 "소아청소년과 붕괴를 기정사실로 한 보건정책 수립으로 무책임한 비전문행정가 작태이자 땜빵 정책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10조원 투입 이런 거시적 정책 아닌 소청과가 원하는 중요한 사안부터 해결 희망"


최 회장은 지난 3월말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10조원 투입한다며 포장할 생각말고 그냥 소아청소년과들이 원하는 몇 가지만 해주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현재 소청과 상황을 "마치 동냥을 하는 것 같다"며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한다고 했는데, 오히려 소아청소년과의 '동냥진료과'로의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 같다"고 낙담했다.


그러면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기피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정부는 해결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임시방편적 처방만을 내놓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보건복지부가 지난 2월 14일 전공의 연차별 수련 교과과정 개정안을 발령해서 인턴의 소아청소년과 최소 의무 수련기간을 기존 '2주 이상'에서 '4주 이상'으로 확대한 것을 들었다.


"소청과 상급병상 비율 조정‧유휴병상 보상‧역차등수가제부터 우선 시행 절실"


최 회장은 소청과가 자생할 수 있도록 3가지 대안을 먼저 시행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일단 소청과의 상급병상과 일반병상 비율을 현재 산부인과처럼 8대2로 조정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소아 환자 특성상 1~3인실 상급병실을 원하는 보호자들이 많이 있다. 병원은 상급병실 운영으로 손실을 일정 보전함에 따라 먹고 살 길이 좀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유휴병상에 대한 지원도 시급하다고 봤다.


그는 "환자가 많을 때는 많고, 적을 때는 또 너무 적다. 몰릴 때를 대비해서 간호사도 고용하는데, 병상이 비었을 때 손실이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때 유휴병상에 대한 지원을 한 것처럼 소청과에도 그와 같은 제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에 전담부서 신설, 실질적인 대책 마련 절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역차등수가제 필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과거 의사 1인당 1일 진찰건수가 75건 초과 시 해당 진찰료 등 수가를 차감하는 차등수가제가 실시됐는데, 이를 뒤집어 75건 미만 시 부족분에 대한 수가를 보상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인구 수가 적은 지방은 소아 환자도 너무 적다 보니 병원 운영이 너무 어렵다. 역차등수가제가 도입된다면 소청과 의사들도 지방에서 진료하는 데 걱정을 덜 것"이라고 봤다.


최 회장은 이들 제도를 비롯해 소청과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복지부 내 '소아청소년 의료과'부터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진정으로 소청과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복지부에 소청과 의료과를 신설해 성과는 별도로 아동정책을 수립 및 실천하고 어린이 건강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를 통해 인구 소멸에서 국가 소멸로 가는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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