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별수가제 탈피…치료효과 연계 '지불제' 공론화
가치기반 의료 공감대 확산…"측정되지 않는 행위 미보상 등 문제" 지적
2023.07.06 12:42 댓글쓰기

현행 행위별수가제 한계 극복 방안으로 가치기반 의료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대안적 지불제도 필요성이 의료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현행 행위별수가제는 많은 자원과 비용이 투입되지만 그 효과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사회적 비용의 비효율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셈이다. 


박춘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체계개선실장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치기반 의료 토론회’를 통해 대안적 지불제도 필요성을 제안했다. 


가치기반 의료 개념은 쉽게 말해 기존 행위 중심을 통해 보상하는 행위별수가제와 달리 환자 치료 결과를 토대로 보상을 지불하는 개념이다. 


심평원 박춘선 의료체계개선 실장
박춘선 실장은 “현행 지불제도는 과잉‧과소진료 특정분야 기피 등 여러 문제를 갖고 있다”며 “의료 질 향상과 전달체계 개편을 위해 대안적 지불제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현행 지불제도 주요 문제는 ▲측정되지 않은 행위는 보상하지 않음 ▲의료기관 울타리를 벗어난 서비스 혹은 의료기관 간 서비스는 보상하지 못함 ▲의료서비스 성과의 균형적 발전을 보상하기 어려움 등이다. 


가령 수술 합병증으로 인한 재수술은 보상하나 재수술 위험을 감소시킨 활동은 보상하지 않는 대목이다.


또 전문의가 부족한 병원은 당직 대응이 어렵지만, 병원 간 공동 대응에 의한 지원이 부족한 사례다. 


이미 해외 주요 국가도 지불제도 개편에 주목하고 있다. 전통적(단일 수가기반) 지불 방식에서 대안적(가치기반) 지불방식으로의 전환이 그 추세다. 


박 실장은 한국의 대안적 지불제 도입 필요성을 진료량 중심 변화, 전달체계 왜곡, 의료자원 및 의료지원 질 격차, 국민 요구 등으로 꼽았다. 


현행 지불제도로 발생하는 문제는 ▲진료강도 중심 진료비 증가 ▲저수익 의료분야 저공급 ▲대형병원 쏠림 ▲단절적 진료 ▲일차의료 질 문제 ▲지역의료 격차 심화 등이다. 


서울의대 보건대학 오주환 교수
서울대 의대 오주환 교수 역시 "가치기반 의료가 환자와 의사, 보험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도"라고 평가했다.


오주환 교수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비용을 지불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 결과 중심 지불제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치기반 의료는 공유자원 고갈 방지에 민감한 시스템으로 환자와 의사 보험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가 지목한 긍정적 요인으로 ▲환자 건강향상과 선호 지향 ▲보험자와 공급자 공동의 안정적 재정관리 인센티브 지원 ▲의료공급자의 자율적 선택과 의사결정 권한 향상 ▲공유자원 효율적 활용 등이다.


즉, 개인의 다양성을 허용하고 선택의 자유를 주는 사회적 환경 조성을 통해 환자와 공급자, 보험자가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오 교수는 "가치기반 의료는 공급자의 자율적인 자원 활용과 책임을 부여한다"며 "경제적 보상과 환자 건강 결과가 일치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배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일차의료개발센터 교수도 가치의료기반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한 시범사업의 진행을 제안했다. 


시범사업 방향은 과정이 아닌 창출된 가치(결과)를 보상하는 지불방식을 채택하고, 높은 질을 담보함과 동시에 효율적인 결과를 낼 환자 중심 일차의료 시범사업을 꼽았다. 


박 교수는 "일차의료 규모 경제를 가능케 할 정도의 1차의료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며 "가치기반의료를 준비하는 환자중심 일차의료 및 네트워크 사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필요성 인정하지만 사회적 논의 부족"


의협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
대한의사협회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은 가"치기반 의료에 대한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가치'라는 개념적 측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충분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심도깊은 논의 틀 마련 및 시범사업을 통해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우봉식 원장은 "국정과제에 포함된 공공정책수가를 보건의료 문제 해결과 필수의료 지원에 잘 활용해야 한다"며 "충분한 재정투입을 통해 의료의 공익적 기능을 지원한다면 가치기반 의료 방향성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수의료 붕괴를 우려하는 한국의 상황을 비춰 그 원인을 진단하고 중장기적 정책 방향과 단계적 실행계획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 
보건복지부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도 낡은 행위별수가제로 대표되는 보건의료체계 개편에 대한 방향성은 수긍했다.


다만 급진적인 방식보다는 하반기에 진행될 보건종합계획 수립에 가치기반 의료 정신을 담아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예고했다.


강준 과장은 “현재 복지부에서 진행 중인 중증진료 강화 및 심뇌혈관 협력 모델, 적자 사후 보상사업이 이뤄져야 가치기반 의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치기반 의료 실현은 단순 지불제도 개선을 넘어 전달체계-병상-인력-건강보험 제도의 유기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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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07.07 17:16
    살려주이소 좀
  • ㅇㅇ 07.06 21:47
    행위별수가제와 달리 "환자 치료 결과를 토대로" 보상을 지불하는 개념.....?? 리스크 큰건 앞으로 아무도 안하겠네. 필수의료는 더더더더 망해가라는건가 ㅋㅋㅋㅋㅋ 죽을 사람은 죽어야 한다고 정부가 에둘러 말하는 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