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과 의사 90% "정부, 응급실 위기 과소평가"
503명 대상 설문결과, "추석연휴 응급의료 대란 불가피" 우려
2024.09.09 12:16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응급의학과 의사 10명 중 9명 이상은 현재 응급실이 위기 상황에 처해 있고, 추석 연휴 기간 더 심각해 질 것이라고 인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응급실 운영 브리핑과 관련해서는 "위기를 과소평가한 눈속임 통계"라고 맹비난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일선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회원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결과를 공개했다.


주요 답변을 살펴보면 이미 응급실의 위기 상황은 상당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먼저 전공의 수련병원의 경우 전반적으로 환자가 감소하거나 동일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비수련병원의 경우 77%에서 환자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이에 응답자의 93%에서 3월 이후 근무강도가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비수련병원의 경우 99%가 근무강도 증가를 보였다고 응답했다. 92%는 현재 응급실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인식했다. 


비대위는 전공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실제 근무시간은 늘고 업무부담은 크게 증가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수련병원, 병상 축소 운영 55%에 달해 


특히 수련병원 응답자의 55%는 병상을 축소 운영 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허가병상 자체를 줄이거나 국가응급진료정보망에 신고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실제로는 더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의 56%가 병상수를 축소했음에도 99%의 응답자들이 추석 연휴가 응급의료의 위기라고 응답했다. 


수도권 응급실의 경우 97%가 추석을 위기 혹은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었고, 비수도권도 94%에서 위기로 답했다.


나머지 응답자들도 '위기가 아니다'가 아닌 모른다로 응답해 결과적으로 위기가 아니라는 응답자는 없었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평소 2만명 정도인 응급실 일일 내원환자수가 연휴에는 작년 기준 3만명까지 증가하게 된다"며 "1만명의 환자들은 응급진료를 받지 못하게 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수련병원 대부분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중증환자를 담당해야 하지만, 치료 역량 저하로 추석기간 갈 곳 없는 환자들이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할 게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현장 외면한 정책 필패(必敗) 자명"


정부의 위기 상황 대책으로 제시된 공보의 및 군의관 파견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비대위는 "공보의, 군의관 파견도 지난 6개월과 마찬가지로 실효성은 없을 것이며, 유일한 방법은 국민들에게 제발 응급실 오지 말아달라고 무릎 꿇고 비는 방법 뿐"이라고 힐난했다. 


또 비대위는 응급의학 전문의들은 비상진료 체계가 아닌 정상진료 체계 필요성을 강조하며 현 위기를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의료계에 협조를 구할 것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의료 정상화를 원한다면 당장 잘못된 정책을 멈추고 원상복귀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며 책임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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