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보루 소아외과 수술…실상은 눈치보는 의사들
연합 심포지엄서 쏟아진 '한탄·답답함'…"수가 개선‧법적책임 완화" 호소
2024.07.27 06:16 댓글쓰기



"수술하면 할수록 병원에는 손해가 된다는 구박을 받으면서 어린아이들 수술을 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외과의사연합이 지난 26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소아청소년과 교수들 성토가 이어졌다.


세부분과별 10명 남짓 남은 의료인력은 부당한 현 시스템과 암울한 미래를 바라보며 또 한번 정부의 정책 개선을 희망했다.


그렇지 않아도 매우 낮은 소아 진료수가, 심평원은 1년치 '대량 삭감' 감행 


박성찬 대한소아비뇨의학회 간행이사(울산대병원 비뇨의학과)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소아비뇨의학과 전담 전문의는 9명뿐"이라며 "병원 수익이 안 되기 때문에, 특히 지방대병원에서는 소아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원인으로 수가체계 문제를 들며 △성인 수술 대비 낮은 수가 △적용가능한 수가 코드 부재 △일관성 없는 삭감 기준 △소아 수술 관련 난이도 반영의 한계 등 크게 4가지를 지적했다.


박 간행이사는 "가령 신우성형술이 지난 2010년에는 성인 수술에 비해 상대가치가 조금 높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적다. 인구감소로 수술 발생이 줄고 수가도 상대적으로 감소하면서 전공자나 전공지원자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병원도 수익을 우선 하기 때문에 관련 인력을 추가적으로 선발하는 것을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함몰음경에 대한 음경성혈숭이 예전에는 보험 적용이 됐는데 건수가 늘어나면서 심평원이 1년치를 대량 삭감해버렸다. 9명의 전담 전문의가 있는 병원들은 1년에 수억원씩 삭감당했다. 삭감 전에 고지를 해서 왜 삭감시키는지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는데, 일단 삭감시켜 놓고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자'는 식이라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이상혁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 학술이사(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는 "귓구멍이 막히는 외이도폐쇄증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은 3~5시간 이상 소요된다. 국내에서 실제 이 수술을 많이 하는 교수는 3~4명 정도로 손에 꼽는데 수가는 매우 낮다. 이 분야 대가셨던 전(前) 서울대병원 교수님이 정년퇴임 후에도 저희 병원에서 9년 더 근무하며 '그만 둘 시기가 지났는데 내가 안 하면 누가 이걸 하지'라고 걱정하셨다"고 밝혔다.


이 학술이사는 또 "소아 기도질환도 복잡한 수술은 6~8시간 이상 걸린다. 그런 수술을 할 수 있는 분은 국내 2~3명뿐인데 수가는 역시 낮다. 8시간 이상 수술방을 잡고 여러 사람이 일하는 데 이런 수가를 받으면 병원에서 정말 좋아하지 않는 것이 이해된다"고 한탄했다.


"근래 수억원 흔한 배상 판결, 담당 의사는 물론 관련 의료진 멘붕"

"어린아이 미래 반영 배상액이면 수술에서도 위험도 등 수가 반영해야 하지 않나"

"의사들에게 실질 혜택 돌아가는 정책 개선 필요"


한미영 대한소아심장학회 보험이사(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최근 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소아심장외과 의사들의 근무 환경 만족도는 27%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불만족으로 나타났다. 불만족 이유로 가장 많은 것은 의료소송 위험성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보상이 적다', '정체성을 갖기 힘들다', '워라밸이 안 좋다' 순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소아심장외과 의사들이 '멘붕'에 빠진 판결이 있었다. 1세 환아가 복잡한 신경 수술 후 잔류 병변으로 수술을 받다가 대동맥 케뉼라가 탈락하며 발달장애 후유증이 왔다. 법원은 병원에 9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의사 과실 60%만 인정했는데도 이 정도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2018년에는 심실중격결손수술하고 장애가 남았는데 8억3000만원 배상 판결이 났다. 이처럼 배상액이 큰 것은 소아 환자는 남은 수명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아 심장 수술에서 상대가치 점수 위험도에도 이런 부분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병건 대한소아마취학회 회장(고대구로병원 마취통증의학과)은 "마취통증의학과는 전공의 지원이 매우 높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통증으로 개원하는 비율이 10년 사이 73.6% 증가한 반면 소아나 중증‧응급‧분만 등 필수분야의 마취는 과도한 당직이나 위험성 때문에 지원이 많이 줄고 있다"고 전했다.


임 회장은 "지난 2022년 전공의 4년차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세부분야 중 심장마취와 소아마취를 전문의 취득 후 가장 피하고 싶은 분야로 꼽혔다. 이처럼 소아 마취 전문의가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아 마취 역시 수가가 낮기 때문에 소아만 볼 수가 없다. 소아 마취 전문의가 성인 환자도 보는, 그리고 당직도 서는 상황이 점점 늘고 있다. 당직 후 환자를 보면 다음 날 쉬어야 하는데 소아심장 수술이 있으면 또 근무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병원 현장 상황을 소개했다.  


이어 "지금 전공의가 없는 상황에서는 미래가 더 암울하다. 수가를 개선해도 소아 마취 전문의에게 직접 전달되는 실질적인 혜택이 없으면 별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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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정의 07.28 19:26
    저출산이 단군이래 최대 위기라고 하는데 백약이 신통치 않은 현실 아닌가.. 그냥 탈출이 답인거야
  • 123 07.27 23:32
    아니 그냥 하지말라는데  꾸역꾸역 병신같이 하고앉았으니 문제를 지금까지 끌고온거아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