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교수들보다 더 큰 문제는 오는 교수가 없다"
상반기, 14개 국립대병원 교수 '223명' 사직…"하반기에는 훨씬 많이 나간다"
2024.08.08 06:08 댓글쓰기




"교수들이 나가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충원이 안 된다는 점이다. 지역병원이라 지금 있는 교수들도 겨우 채용한 건데 떠나고 있다. 지금 상태로는 앞으로 전문의 배출도 원활하지 않아 충원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다."


충청지역 대학병원 A 교수는 최근 교수들의 잇단 사직과 채용 상황에 대해 이같이 한탄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으로 촉발된 의료사태가 6개월에 이르며 교수들이 과도한 업무에 지쳐 심신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년 상반기에만 전국 14개 국립대병원 교수 4065명 중 223명이 사직했다. 지난해 사직한 전체 교수(280명)의 80%에 달한다.


"겸직 교수, 기금 교수 등 웬만하면 사직 안하는 교수들까지 떠난 것은 정말 심각"


특히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은 이미 지난해보다 더 많은 교수가 상반기에 병원을 떠났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북대병원 등도 수십명의 교수가 대학병원 교수직을 내려놨다.

 

A 교수는 "해당 통계에서 중요한 부분은 겸직 교수, 기금 교수 등 소위 웬만하면 사직을 안 한다는 교수들까지 나갔다는 점"이라며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던 배장환 전(前) 충북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이 지난 달 14일 병원을 떠나고, 강원대병원에서는 강원의대 1기로 후배 의사들의 귀감이 됐던 교수마저 사직하며 교수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더군다나 지역병원의 경우 빈 자리가 생긴 수도권 소재 병원들이 지역병원 교수들을 스카우트해 가며 더욱 흔들리고 있다.


A교수는 "모교에서 교수로 채용하겠다고 하면 영광으로 생각하고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젊은 의사들은 잡지도 못한다. 대부분 지역 대학병원이 이 같은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전공의 없으면 전문의 중심병원도 불가능" 


부산지역 대학병원 B 교수도 "활발히 활동하던 의사들이 나가고, 그들에 대한 인력 보완이 안되면서 병원 진료에도 타격이 있다"며 "전공의도 없는 데다가 업무도 많으니 밖에 있는 전문의들이 굳이 대학병원으로 돌아올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직서를 낸다고 해서 바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티가 덜 날 뿐 후반기에는 더 많은 교수가 병원을 떠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지난달 19~25일 전국 의대 교수 30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34.6%가 '전공의가 사직하고 학생들이 휴학하거나 유급될 시 사직 의향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지난 7일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인력 중심 구조전환을 추진하며 2027년까지 전공의 의존도를 20% 이하로 줄이고, 전공의가 담당했던 업무는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가 담당하도록 바꿔나가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B교수는 "PA 간호사들의 업무 범위를 늘린다고 해도 결국 의사가 해야만 하는 영역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없다. 결국 전문의들이 기존 인턴들의 업무까지 해야 한다는 건데 지금 상태에서 업무가 더욱 가중되면 교수 충원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수 병원에서 사직 전공의들을 일반의 형태로 채용하는 상황에 대해 B교수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그들이 일반의로 계속 병원에 남지 않을 것"이라며 "한동안 근무하다가 개원을 하든 해외를 가든 떠날 것이다. 전문의 병원이 이론적으로는 될 것 같지만 비용이나 업무 분담 등 여러 측면에서 잘 굴러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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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333 08.08 11:09
    평생 학생교육,전공의 교육해본적 없는 간호사 교육 전문 대학병원 교수들 많다.

    이제는 간호사 지시 받으며 잘 일해봐라 ㅋㅋㅋ 자업자득이다. 간호대 교수로 명함 꼭 바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