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5명중 1명 '난임' 경험…최다요인 '인공유산'
일산백병원 한정열 교수팀, 20~45세 2200여명 조사…72% 일차성 난임
2023.04.11 04:55 댓글쓰기



서울에 거주하며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 5명 가운데 1명은 난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유산과 고령, 과체중이 난임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은 2019년 5~11월까지 서울시 남녀 임신준비지원사업에 참여한 20~45세 임신 준비 여성 2274명을 분석,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여성의 19.48%(443명)가 난임 경험이 있었다. 그 중 320명(72.2%)은 일차성 난임, 123명(27.8%)은 이차성 난임으로 조사됐다.


일차성 난임(원발성 난임)은 정상적인 성생활에도 임신을 한 번도 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차성 난임(속발성 난임)은 인공유산이나 자연유산 등 임신이 적어도 한 번 이상 있었지만, 난임인 경우다.


난임의 주된 원인은 '인공유산'이었다. 인공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 없는 여성보다 난임 위험이 4.1배 높았다.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와 나이도 난임을 유발한다. 


BMI가 23㎏/㎡ 이상인 과체중 여성은 23㎏/㎡ 미만 여성보다 난임 위험도가 1.56배, 35세 이상 여성은 35세 미만 여성보다 1.08배 난임 위험이 더 높았다.


난임 그룹과 비난임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인공유산 비율도 난임 그룹에서 7.7%로 비난임 그룹(1.8%)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자연유산도 난임 그룹(7.4%)이 비난임 그룹(4.3%)보다 훨씬 높았다. 난임 그룹 평균 나이는 33.2세로 비난임 그룹(31.9세)보다 1.3세 높았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난임률도 올라갔다.


30세 미만 14.2%, 30~34세 17.4%, 35~39세 28.8%, 40세 이상은 37.9%의 난임률을 보였다. BMI도 난임 그룹이 21.5㎏/㎡로 비난임 그룹(20.9㎏/㎡)보다 높았다.


한정열 교수는 "유산 경험 있는 여성의 난임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은 자궁내막 손상으로 자궁이 얇아지거나 골반 염증성질환, 감염, 자궁유착 등 신체·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가 많을수록 난모세포 수가 감소하고 난자 질도 떨어져 유산율과 염색체 이상 비율도 올라간다. 과체중은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켜 배란장애나 난모세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난임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0.37%씩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난임 유병률은 약 15%다.


국내 여성 난임 환자는 2017년 14만6235명에서 2021년 16만2938명으로 11.4%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 난임 치료율은 20%에 불과하다.


한 교수는 "난임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강 문제일 뿐 아니라 사회, 전체 인구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문제"라며 "심리적 지원과 난임 치료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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