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스타트…'역대급 경쟁' 예고
政, 이달 31일까지 접수…입원전담전문의-소청과·산부인과 등 변수 촉각
2023.07.04 05:21 댓글쓰기



국내 대학병원들의 ‘최상위 의료기관’ 타이틀 획득 경쟁이 본격화된다. 위상과 직결된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지정평가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진료량 △진료권역 재설정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는 만큼 역대급 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계획’을 공고하고 7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 간 각 병원들의 신청서 접수에 들어갔다.


최상위 의료기관 명성에 걸맞게 중증환자 비율과 중환자실 확보비율은 물론 국가감염병 대응 역량 확인을 위한 음압격리 병상확보율, 코로나19 참여 기여도 등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현재 지정돼 있는 45개 병원은 ‘수성’, 지난번 평가에서 자리를 내준 병원들은 ‘탈환’, 신규 진입을 노리는 병원들은 ‘입성’을 자신하며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이 전무했던 제주도가 가장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제주도는 서울권역에 포함돼 상급종합병원 진입에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진료권역이 별도로 분리될 경우 상급종합병원 지정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도 차원에서도 TFT 구성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지난 평가에서 고배를 마신 병원들의 재도전 여부도 관심사다.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은 지난 4주기 평가에서 상급종합병원 타이틀을 빼앗기는 아픔을 겪은 만큼 절치부심으로 탈환을 노릴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절대평가 7개 영역 중 2개 영역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고배를 마신 중앙보훈병원은 유근영 원장 취임과 동시에 재도전을 준비해 왔다.


이 외에도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건양대학교병원,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등이 다시금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당락 좌우할 ‘입원전담전문의’


여러 항목 중에서도 이번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관전 포인트는 ‘입원전담전문의’다.


이번 지정평가에 새롭게 포함된 입원전담전문의 배치수준이 병원들 희비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입원전담전문의 배치는 절대평가 항목이 아닌 만큼 의무는 아니지만 2점의 가점이 주어지는 만큼 병원들로써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숙제다.


경쟁이 치열한 권역의 경우 소수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가산점 2점은 병원들에게 너무나 절실한 점수다.


복지부가 제시한 입원전담전문의 기준은 300병상 당 1명 이상이면 1점, 1명 미만 ~ 0.4명은 0.75점, 0.4명 ~ 0명은 0.5점이다.


여기에 입원전담전문의팀 구성현황에 따라 가장 잘 갖춰진 3형은 1점, 2형 0.5점, 1형ㅇ 0.3점이 주어진다. 즉 전문의 수와 전담팀 구성에서 각각 최고점을 받으면 2점을 얻는 구조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필수의료 진료체계 평가 강화


응급의료,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진료체계도 변수다. 


복지부는 필수의료 강화 일환으로 이번 5주기에 △중증소아응급환자 진료 분담률 △중증응급환자 진료 분담률 △중증응급환자 최종치료 제공률을 예비평가 항목으로 포함시켰다.


또한 상급종합병원 지정기관은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진료과목의 지속적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2024년 1월 진료부터 상시 입원환자 진료체계를 갖춰야 한다.


지속적으로 소청과와 산부인과 입원 진료 실적을 평가하고 위반할 경우 지정 취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취지다.


이번 5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의 또 다른 축은 고난이도·중증질환에 대한 비중은 높이고 경증환자는 1차 의료기관으로 회송하는 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기조는 이전 평가에서도 적용됐지만 상급종합병원의 역할 정립을 위해 그 비율을 더욱 까다롭게 상향 조정했다.


절대평가의 경우 전문진료 질병군 비율이 30% 이상에서 34%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고, 단순진료 질병군은 14% 이하에서 12% 이하로 더 낮아졌다.


의원 중점 외래질환 비율 또한 11%에서 7% 이하로 크게 줄였다. 아울러 환자의뢰·회송 전담인력을 기존 3명(의료인 2명 이상)에서 6명(의료인 3명 이상)으로 확대했다.


경증환자는 의원이나 병원 등으로 돌려보내고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를 중심으로 진료체계를 가동하라는 의미다.


상급종합병원, ‘40의 벽’ 깨지나


5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기관 수 확대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2012년 시작된 상급종합병원 지정제는 1기 44개소, 2기 43개소, 3기 42개소, 4기 45개소 등 전체 기관수에 큰 변화가 없었다.


물론 매 주기마다 진입과 탈락의 명암이 엇갈리기는 했지만 일부 기관에 해당하는 얘기였다. 결국 한정된 자리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는 형국이었다.


더욱이 진료권역에 따라 높은 점수를 받은 병원들이 떨어지고 낮은 점수에도 무혈입성하는 사례도 빈번하면서 불만을 키웠다.


급기야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진료권역 재설정 연구에 착수했고, 기존에 10곳이던 진료권역을 20개 안팎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다만 복지부는 진료권역 재설정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지난 4주기에는 1곳만을 늘려 11곳의 진료권역을 설정했고, 45개 기관이 상급종합병원에 선정됐다.


당시 복지부가 5주기 평가에 진료권역 재설정을 예고한 만큼 이번에는 상급종합병원 명단에 큰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제주도 등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지역에 대한 추가 지정을 공약한 만큼 5주기 평가에는 전체 병원 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제5기 상급종합병원은 8~11월 평가가 이뤄지고 12월 최종 명단이 확정될 예정이다. 자격 유지기간은 2024년 1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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