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대 비대위원장 사직…"두가지 꿈 산산조각"
심장내과 배장환 교수 "양질의 치료‧교육, 점점 멀어짐 느낀다"
2024.03.22 16:32 댓글쓰기




지난 13일 배장환 충북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이 긴급 임시총회를 마치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었던 심장내과 배정환 교수가 참담한 상황을 개탄하며 사직서를 던졌다.


충청북도에서 나고 자라 지역 거점병원에서 20년 간 지역민 건강을 지켜온 필수의료 분야 교수가 정부의 지역의료, 필수의료 살리기 정책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다.


그는 지역주민들이 심장질환 만큼은 지역병원에서 양질의 모든 치료를 받게 하겠다는 꿈,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을 가르쳐 훌륭한 의사로 만들자는 꿈이 모두 헛됐음을 허탈해 했다.


배정환 교수는 22일 자신의 SNS에 '이제 제가 믿고 믿던 제 자리를 떠나려고 한다'는 제목의 사직의 변(辯)을 게재했다.


그는 충북 청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충북의대 졸업 후 충북대병원에서 인턴과 내과 전공의를 거친 토박이 충북의사다.


이후 페루에서 국제협력의사로 근무한 뒤 서울대병원 전임의로 2년, 경희대병원 교수로 1년을 지내던 중 지난 2005년 고민 끝에 충북대병원으로 돌아왔다.


배정환 교수는 당시 "1년 182일 대기 당직을 섰다. 그 노력으로 권역심뇌혈관질환 센터가 되면서 90일 정도의 당직을 하고 20년 가까이 살았다"고 술회했다.


그는 충북대병원 교수로서 딱 두 가지 꿈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배 교수는 "전공의 시절 충북대병원에서 불가한 수술 때문에 서울로 가는 환자들을 보며 너무 자존심 상했다"며 "모교 병원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심장질환 만큼은 지역주민들이 충북대병원에서 양질의 모든 치료를 받게 할 수 있도록 병원을 키워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에 배 교수는 낮이든 밤이든, 평일이든 연휴든 뼈를 갈아 넣는 노력으로 최대한 빠르게 시술했다.


이로써 급성심근경색증 환자가 응급실 도착 후 스텐트 시술을 받기까지 소요되는 시간(door to balloon time)이 새벽 2시에도 52분밖에 안 되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배 교수는 "이제는 시간이 갈수록 그런 일이 제 꿈 밖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개탄했다.


배장환 충북의대 교수가 22일 대학 측에 사직원을 제출했다. 사진 배장환 교수 SNS 캡처


"정부, 상식 밖 조치로 지방‧필수의료 붕괴"


그는 "지방의료 필수의료가 제대로 서지 않는 것을 마치 의사들이 돈에 눈이 멀어 미용과 성형에만 집중해서 그런다며 민심을 호도하고 정치적인 이득에 사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동안 어렵사리 필수의료를 지켜온 의사들마저 국민 앞에서 돈밖에 모르는 파렴치한으로 조리돌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자로서 의대생과 전공의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전했다.


배 교수는 "또 한 가지 꿈은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을 훌륭한 의사로 만들어 내는 것이었지만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조치로 제자들은 휴학과 사직에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며칠에 한 번씩 아이들에게 전화로 안부를 묻고, 힘내라고 얘기하고, 커피 쿠폰 보내는 제 모습이 너무나 괴롭고 초라하며, 아이들이 걱정이 돼 견디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4년짜리 건물 공사 계획서 하루 만에 작성"


그는 충북대학교 총장과 충북도지사를 향해서도 "의학교육과 의료체계에 대한 이해는 1도 없이 정부에 아첨해 의과대학을 하루 아침에 200명으로 만들었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정부는 총장을 통해 부지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의과대학 4호관 신설 계획서를 하루 만에 만들어 학장에게 송부하고 하루 만에 그 안을 채울 기자재 리스트를 완성토록 압박했다"고 폭로했다.


배정환 교수는 "제 가슴에 품은 두 가지 꿈은 이제 헛된 게 됐다"며 "한 달간 신변을 정리하고 모시던 외래 환자분들을 적절한 곳에서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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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후퇴 09.14 15:02
    응급센터 지원을 수차례 요구 할때는 한푼도 지원 안 해주던 도지시에게 일침을 가하던 모습 본지가 엊그제 같은데 결국 절망감에 못이겨 사직을하셨군요ㅠ 우리나라는 이제 미국.싱가폴 의료시스템처럼 갈수밖에

    없다는걸 모르고 있는게 안타깝습니다 박정희때 시행하고 김대중때 전국민 의료보험 체계로 만든 이 제도가 얼마나 좋았다는걸 머지않아 사람들은 그리워하게 될것을 알기에 안타깝습니다..
  • 유경희 08.16 18:04
    마지막까지 주1회 36시간 당직서시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애써주신 참스승님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의료 현실도 교수님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자들이 함부로 국민생명 운운하며 모욕하지 마시오! 환자를 위해 부귀영화 다 버리고 지방의사로 남아서 의료 사태의 해결을 기다리며 끝까지 희생하신 분입니다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교수님
  • 갈때는 쉿 06.20 11:54
    당신의 선택은 존중하나 떠날때 구차한 변명은 집어치우자~~
  • 임채석 06.20 11:49
    환자가 우선이아니네요

     10년후에 의사1% 늘어나는데

    환자를 버리고 가는지

     명분이 없네요

    떠날땐 말없이 왜

     구질구질 한 변을

     늘어놓는지

    잘 가시오
  • 가짜판새 03.31 18:55
    교수님 지금까지 너무 고생 하셨습니다. 사촌이 논 사면 배 아파한다 속담이 왜 나왔는지 이해 갑니다. 지금부터라도 의대 증원을 주려야 합니다. 현재 신생아 24만명 사망자 37만명 2040년에 신생아 20만명 이하 2040년 베이비붐세대 사망자 57만명 2050년 인구 4천 5백만명 의사수 가파르게 상승 21.5만명 활동의사 20만명

     계산 200,000(의사) X 1000명당/ 45,000,000= 4.44명 (1천명당 의사수) OECD 3.7 능가하고 사회주의 의사보다 한국의사 10배 진료한다. 증원 주장하는 인간들 못 먹는 감이라도 찔러보자 이런 마음. 70세 된 나도 추정하는데 한심하다.
  • 길선 03.31 11:14
    된다는 사람은 가능한 방안을 찾고,

    안된다는 사람은 안되는 이유만 찾습니다.
  • 놀자 03.26 17:17
    부족한 인력 늘려주고,  양질의 진료를 위해 근무시간 줄여주고, 필수의료 인력 충원하려고,

    의사인력 늘려준다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10년후에나 늘어나는 인력때문에 지금 현직에 있는 분들이 단체행동을 할 일은 아닌듯 합니다.
  • 증원철회 03.25 20:03
    나중에 돌팔이가 많이 양성되더라도 절대 불평하지 마십시오. 다 니같이 생각없이 사는 것들이 총선용 정책에 현혹되어 발생한 일이니깐요. 5천만을 하나의 국민으로 엮어 말하지 맙시다. 5천만 중에도 바로 아랫사람처럼 소각 처분 대상 1호도 있고, 지금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현명한 사람도 있으니깐요.
  • 쓰레기가 쓰레기를 옹호하네 03.25 19:06
    쓰레기가 쓰레기를 옹호하네

    국민들 입장에서는 생각을 해봤냐

    ㅋㅋ 뭔 쓰레기가 지들은 생각도 안하고 국민들을 쓰레기로 매도하는 너네들이 쓰레기다
  • 시기심과이기심으로가득찬국민들 03.24 22:29
    적어도 저 교수님에게까지 이기적이다, 돈만 밝힌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사람이 아닙니다

    수 십 년을 심장내과 분야에 쏟아부으셨고 이제는 더 이상 여기 남을 뜻이 없어 남은 환자들을 적절한 곳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돕고 그만 두겠다는데도 이기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만큼 이기적인 사람이 어딨습니까?

    그럼 의사는 자기가 맡은 병원 한 번 정하면 늙어 죽을 때까지 그 자리만 지켜야 한다는 것인가요?

    저게 단지 밥그릇 싸움 때문에 환자 목숨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당신은 백 번 설명해줘도 이해 못할, 다시 말해 설명해 줄 가치가 없는 한낱 투표권만 가진 쓰레기에 불과할 뿐이니 상대하지 않겠습니다.

    평생 살면서 다른 사람 한 번 살려보지도, 돕지도 않은 사람이 그저 수 십 가지 이유 중 하나에만 꽂혀 다른 사람 헐뜯지 말아줬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