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수리 '금지명령' 이은 '처리명령'
政, 시점 '6월 4일' 고수…전공의 공백 1년 이상 이어질 수도
2024.07.12 20:40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정부가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 시점을 2월로 일괄 적용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 사직서 처리 기간을 이달 15일 이후로 늘려달라는 요구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로써 정부가 정한 사직 처리 데드라인은 평일 기준 단 하루만 남게 됐다. 급박히 이뤄진 사직 처리가 탈 없이 완료될 수 있을지 미지수인 가운데, 교수들은 이 같은 정부 조치에 대해 "복귀가 아닌 위협과 탄압을 위한 사직서 '수리명령'일 뿐"이라며 힐난했다.


9월 미복귀 전공의, 내년 3월에도 복귀 못한다


김국일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11일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브리핑에서 전공의 사직서 수리 시점에 대해 "정부는 6월 4일 기점으로 공법적 효력이 있다고 밝혔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지난 9일 회의를 열고 전공의들이 제출한 사직서의 수리 시점을 2월 29일자로 일괄 적용하기로 합의했으나 정부가 완강히 거절한 셈이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한편 이들의 향후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2월 29일자로 수리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봤다.


사직을 표명한 전공의들이 오는 9월 하반기 모집을 통해 복귀하지 않아도 내년 3월에는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상 전공의가 수련 도중 사직한 경우 1년이 지나야 동일 과목, 동일 연차로 복귀할 수 있다.


현재 전공의들이 9월에도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큰 분위기 속에서 내년 3월 복귀를 바라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정부는 "6월 4일부터 사직서 수리금지명령을 철회했으므로 6월 3일까지는 명령 효력이 유지돼, 사직 효력은 원칙적으로 6월 4일 이후 발생한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사직 후 1년이 지나도 동일 과목, 동일 연차로 복귀할 수 있는 특례 역시 9월에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9월에도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은 빨라야 내년 9월 하반기 모집에나 동일 과목, 동일 연차로 전공의 지원을 할 수 있다. 전공의 공백이 앞으로도 1년 이상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醫 "사직서 수리, 온전히 병원‧전공의에 맡겨야"


의대 교수들은 이같은 정부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7개 의대 및 수련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이제는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이 아니라 사직서 수리 명령을 내린 것이냐"며 꼬집었다.


교수들은 "정부는 사직 전공의에 대해 변덕스러운 차별적, 선택적 수련 특례를 적용하면서 얼마나 원칙 없이 자신들의 입맛대로 관련 규정을 뜯어고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례는 통상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해 시행돼야 하는데, 복지부는 이와 반대로 전공의들을 위협하고 탄압하는 수단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전공의와 병원에 대한 위헌적 명령과 조치들을 철회가 아니라 즉시 취소하라"며 "더 이상 사직서를 수리해라 마라 하지말고 온전히 병원과 전공의에게 맡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도권 수련병원 A교수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복귀 여부에 따라 특례 적용을 달리하는 건 전형적인 갈라치기"라며 "수련병원협의회가 갈등을 최소화하고자 수리 시점을 2월로 제시한 건데 이마저도 거절됐다"고 개탄했다. 


이어 "병원이 사직서 수리 시점을 언제로 정하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지에 따라 병원과 전공의 간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여러모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만 하는 정부 정책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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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d 07.13 21:28
    양아치가 따로 없네..
  • 과객 07.13 09:14
    복지부는 '내년 3월 복귀 허용'이라는 카드를 가지고 마지막까지 딜을 하고 싶은 거죠.

    어떻게 저렇게 멍청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