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 윤석열 후보 당선···의료공약 촉각
민간병원 연계 공공의료·일차의료 강화 등 주목···의사출신 안철수 후보 '역할' 관심
2022.03.10 12:38 댓글쓰기
사진출처=연합뉴스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의료계도 그의 의료공약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윤 당선인 의료공약은 공공의료 강화와 관련해 ‘민간병원 동원’을, 의료전달체계 왜곡과 관련해서는 ‘일차의료 경쟁력 제고’ 등을 강조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선거 막판 윤 당선인과의 단일화를 통해 힘을 실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의료공약도 차기 정부에 얼마나 반영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 당선인은 10일 오전 국회도서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당선 인사를 시작으로 당선인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그는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국익이 국정의 기준이 되면 우리 앞에 진보와 보수의 대한민국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이라며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워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과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철 지난 이념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석열 캠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당선 인사 이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했고, 이후 국립현충원 참배,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및 이철희 정무수석 접견, 선대본부 해단식 등 일정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대한민국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로 선택 받으면서 의료계의 관심은 그의 보건의료 공약으로 쏠리게 됐다.
 
그는 올해 초 데일리메디와의 신년대담에서 의료인력 확대, 간호법, 원격의료, 의료전달체계, 저수가, 필수의료 기피현상 등에 대한 견해를 내놨다.

이 중 의료인력 확대, 간호법, 저수가, 필수의료 기피현상 등에 대해서는 타 후보와 큰 틀에서 공감했다.
 
의료인력 확대 ‘다소 필요’, 간호법 ‘찬성’, 저수가 ‘공감’, 필수의료 기피현상 ‘공감’ 등이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로서는 의료인력 확대, 간호법에 대한 윤 후보의 언급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더욱이 윤 당선인은 공공의료 강화라는 대전제에 대해 “설립 주체가 공공이냐 민간이냐가 핵심이 아니다”라며 “필요시 민간병원을 원활하게 동원할 수 있는 의료체계 확립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시기에 정부가 보상기전을 마련한 가운데 ‘동원’을 얘기한다면 의료계도 환영하겠지만, ‘의료=공공재’라는 인식이라면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등을 논의해야 할 의정합의에 대해서도 “이해당사자와 논의해 사회적 합의 하에 진행해야 한다”면서도 “의료인력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준비된 수급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 ‘단일화’ 안철수 공약 영향력 주목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3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전격 단일화에 합의했다. 선거에서 최종 승리하면서 단일화 효과가 입증된 만큼 안철수 전 후보의 역할도 재조명 받게 됐다.
 
특히 의사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의 의료공약이 차기정부에 얼마나 투영될 수 있느냐도 주요 관심사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윤 당선인과 안철수 전 후보의 보건의료공약도 큰 틀에서는 비슷한 방향성을 지니고 있으나 각론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인 부분도 있다.

우선 의사인력과 관련해 윤석열 당선인과는 달리 안철수 대표는 “의정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2020년 의료계 총파업 이후 더불어민주당-대한의사협회, 복지부-의협 간 협의를 존중할 의사를 밝혔다.

의료전달체계 왜곡 문제와 관련해서는 ‘병상총량제’가 관심이다.

윤 당선인은 지역 의료서비스 수준 강화 및 상급종합병원 역량 강화·지정 확대 등을 내걸었지만 안 전 후보는 지방자치단체에 개설 인허가권 이양, 대학병원 분원 설립 제한, 지역별 병상총량제 도입 등을 강조했다.
 
의료기관을 늘리자는 윤 당선인의 안과 의료기관 설립을 제한에 초점을 둔 안 전 후보의 안이 미묘하게 다른 지점이다.
 
원격의료에 대해서도 윤 당선인보다 안 전 후보 안이 구체적이었다. 윤 당선인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안 전 후보는 “감염병 위기 시 환자와 의료인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으로 봤다.
 
이어 “원격의료는 대면진료 보조수단이 되거나 매우 제한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우수한 원격의료기술을 발굴하고 지원해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의된 ‘국민연금’ 개혁, 보건의료 분야 소외 가능성
 
보건의료 분야 정책들이 소외 받을 가능성도 있다. 보건의료 정책 주무부처가 보건복지부인데, 국민연금 개혁이 우선 순위로 꼽힐 경우 연금전문가가 해당 부처의 수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장수했던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건’보다는 ‘복지’쪽 전문가로 알려졌고, 실제로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박 전 장관을 입각시켰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 바 있다.
 
더욱이 안 전 후보가 TV토론에서 국민연금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각 후보들의 동의를 받은 바 있는 만큼 해당 이슈가 우선 과제가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안 전 후보는 지난달 21일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 초청 1차 토론회에서 국민연금 개혁 관련 각 후보들의 합의를 이끌어 낸 후 이달 2일 개최된 3차 토론회에서는 국민연금 개혁 방향성에 대해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개혁이 모든 이슈를 빨아 들일 수 있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캠프 정책자문단 인사 중 보건의료 인사로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안정훈 이화여자대학교 융합보건학과 교수,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을 순수 의료계 인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단일화 선언 직후 “안 전 후보와 공약 중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다”며 “정부를 함께 운영한다고 한 것은 서로의 차이를 논의를 통해 극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 전 후보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공약 실행 가능성을 점검하게 될 것”이라며 “서로 각자 다른 분야 전문가가 있기 때문에 함께 모여 인수위서 논의하면 보다 더 좋은 안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안 전 후보가 의사출신이지만 국민연금을 수 차례 강조했다는 점에서 보건의료정책이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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