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행보 넓히는 여야 대선후보 이재명·윤석열
보라매병원 방문 '의료진 처우 개선' 약속 vs 의사협회 찾아 '과학방역' 다짐
2021.12.19 18:0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의료계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본격 가동한 이후 보건의료단체와 병원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외연 확장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재명 후보는 지난 15일 확진자 접촉 후 PCR 검사로 음성 판정을 받은 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방문을 첫 일정으로 잡았다.
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후보는 이날 선별진료소를 방문, 현장을 둘러보고 보라매병원 임원진으로부터 코로나19 대응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병원에서 이 후보는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데 황당할 정도로 줄을 많이 섰다"며 "전체적으로 병상 확보 및 시설과 인력이 문제다. 상응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공공의료에 대한 처우가 빈약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보라매병원 이재협 부원장도 "중증치료를 위한 인프라 확보가 필요하지만 시립병원이라 용적률이 제한돼 있다"며 "한정적인 시 예산 뿐 아니라 국가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이 후보는 "저 또한 성남시장을 해 봐서 잘 안다. 병실 구조 대안이 없으면 모듈형 병원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16일 대한의사협회를 방문해 코로나19 대응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연합뉴스 제공
윤 후보는 “코로나19 전담병상에 대한 충분한 준비 없이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된 탓에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또한 “코로나19 대응은 정치 방역이 아닌, 역학 자료를 바탕으로 한 과학방역을 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를 담당하면 감염병 대책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문가 협의를 통해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의협 이필수 회장은 “오미크론 변이 등 새로운 변수 등장으로 방역 대응이 국가적 위기 상황에 놓였다. 현장 의료진은 의료체계 붕괴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며 “전문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정책에 충실히 반영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위드 코로나 이후 대유행 대비가 미흡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유행 당시에도 의협이 중국인 입국을 막아 달라고 정부에 여러 차례 요구했음에도 무시된 것으로 안다”며 정부의 전문가 의견 수렴이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이재명 '공공의대' 윤석열 '원격의료' 추이도 관심 

두 후보 모두 최근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위중증 환자가 급증한 가운데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관심이 집중됨에 따라 의료계 의견 청취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의료계 표심 공략을 위한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이재명 캠프에는 서울의대 김윤 교수를 비롯해 의·약사 출신 의원이 포진해 보건의료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으며 윤석열 캠프에는 정기석 前 질병관리본부장과 박홍준 前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이 합류해 있다.
 
이재명 후보 측은 공공의료 확대 맥락 속에서 공공의대 설립 필요성에 공감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 후보는 근래 전북 남원의료원을 방문해 “코로나19를 통해 공공병원과 공공의료 중요성을 체감했다”며 “서남대 폐교 후 의료인 정원이 늘지 않았으므로 최대한 빨리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공공의대 설립 문제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재논의키로 한 주제인 만큼 의협 등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 후보 또한 이달 초 스타트업 창업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비대면 진료 시술이 의료 전반에서 행해질 것”이라며 “비대면 원격 진료를 더 이상 피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상황이 이같자 의협은 성명서를 통해 “단순히 산업적 측면을 부각시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당위성을 피력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처럼 여야 두 후보 모두 의료계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향후 이 같은 정책 이슈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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