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첨예 CCTV 설치···수술실 포함 더 확대될 수도
요양병원·신생아실·분만실 등 심상찮은 분위기···병원계 우려감 '팽배'
2021.06.22 12:5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수술실 CCTV 설치법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수술실 외 또 다른 장소의 CCTV 의무화가 추진될 것으로 보여 추이가 주목된다.


수술실 CCTV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입법절차가 마무리 될 경우 대상기관이 1300여 개가 넘는 만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병원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및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안이 현재 보건복지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지난해 발의된 ‘요양병원 CCTV 설치법’은 노인전문 의료기관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는 게 골자다.


요양병원 입원환자가 부적절한 진료가 있거나 방치된 경우라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신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학대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발의됐다.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2019년 11월 노인 환자들의 학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인요양시설에 CCTV 등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토록 권고한 바 있다.


박재호 의원은 “노인들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취약해 자기방어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학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일부의 일탈과 단순한 불안감 해소를 위해 입법을 한다면 환자 인권, 나아가 선량한 다수의 종사자 인권까지 침해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요양병원은 의료기관 중 사고 발생률이 오히려 낮고 분쟁이 많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입법으로 달성할 사회적 이익보다 피해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환자와 보호자뿐만 아니라 요양병원 방문자, 의료인 및 행정직원의 심각한 인권침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감 해소의 책임을 전적으로 모든 요양병원에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덧붙였다.


대한병원협회는 “요양병원 전체를 상시 촬영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에도 벗어난다”며 “종사자를 상시 감시체계에 두어 직업수행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신중론을 견지했다. CCTV 설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환자 보호 이익과 침해되는 개인정보보호 법익 사이의 비교 형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운영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고, 의료기관 내 정보는 환자의 사생활에 관한 정보가 포함돼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술실과 요양병원에 이어 신생아실 CCTV 설치 의무화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현재 CCTV 설치법이 발의돼 있는 수술실 및 요양병원과 달리 신생아실의 경우 관련 개정안은 나와 있지 않다.


지난 2019년 ‘부산 산부인과 신생아 두개골 손상 사건’ 이후 신생아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이른바 ‘아영이법’이 발의됐지만, 지난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하지만 최근 “분만센터 CCTV가 고장나 아기의 사망원인을 알 수 없게 됐다”며 신생아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제기되면서 다시금 화두로 부상했다.


청원인은 “분만센터에 CCTV는 설치돼 있지만 고장난 지 한참돼 녹화된 게 없었다”며 “근무자의 얘기 외에는 확인 가능한 부분이 하나도 없어 애통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 핏덩이 아기가 몇월 며칠날 하늘나라로 떠났는지 알지 못한다”며 “환자, 의료진 모두를 위해 CCTV 설치 의무화의 제도적 도입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당시 강도태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현재 수술실 및 요양병원 CCTV 설치법이 발의돼 있다”며 “분만실과 신생아실 역시 자연스럽게 함께 논의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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