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3월 새학기를 맞아 등교가 시작되면서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10배 이상 급증하는 가운데, 이들의 백신 접종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코로나19 소아청소년 확진자는 유행이 심하지 않던 금년 1월 기준 4만4209명이 발생했다. 위중증환자는 6명, 사망자는 1명이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영향 등으로 2월에는 52만5516명으로 확진자가 10배 이상 증가했다. 위중증환자 또한 20명으로 급증했으며 사망자는 2명이었다.
전문가들은 "해당 자료 등을 토대로 예측했을 때 오는 5월까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감염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재훈 대한감염학회 특임이사(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5월까지 5~11세 아이들 가운데 약 50% 이상 감염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한 이 중 총 20~80명 정도의 중환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현황은 12~17세 청소년의 경우 2차 접종률이 64.1%로 18세 이상 2차 백신 접종률 96.1%와 비교하면 많이 낮다.
이런 상황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3일 화이자 5~11세용 코로나19 백신 품목 허가를 내렸다. 구체적인 도입일정과 접종시기는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이 검토하고 있다.
이에 정재훈 교수는 “현재 진행속도면 유행 정점이 지난 후 접종이 완료될 가능성도 있다”며 “하지만 아이들 중에서도 코로나 19 고위험군은 존재한다. 미국 연구결과에 따르면 천식이나 1형 당뇨, 심장장애, 신경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는 중증위험이 높으니 이 경우에는 접종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미국은 최근 5~11세 접종의 실제 효과와 관련, 대규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9일까지 소아청소년에게 총 870만 도즈 접종 후 보고된 이상반응을 조사한 결과, 부작용으로 발열과 구토(50건), 심근효소 상승(15건), 사망(2명) 등의 부작용이 발견됐다.
소아청소년 접종 예방 효과는 있지만 부작용 등 우려 제기
국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소아 청소년에게도 질병 예방 효과가 있다는 데 이견이 없었으나, 접종을 권장하겠냐는 질문에는 부작용을 우려하며 중립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고려대 의과대학 소아과교실 최영준 교수 연구팀은 최근 소아감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인식에 대한 익명 설문 조사를 진행해 대한의학회지(JKMS)에 공개했다.
국가예방접종심의위원회 위원 18명과 대한소아과학회 감염병 위원회 위원 9명, 보건복지부 자문위원 8명, 대한소아감염학회 이사진 11명 등 총 43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 소아청소년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청소년에게 위험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다수가 동의하지 않았다(2.21점). 하지만 예방 접종이 청소년의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냐는 질문에는 상당수가 동의(4.39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수 값은 1점에 가까울수록 매우 동의하지 않음, 5점에 가까울수록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에 가깝다. 3점은 중립을 의미한다.
‘백신이 청소년에게 안전하다고 보느냐’, ‘12~17세 청소년에 권장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중립적인 답변이 많았다.
'코로나 백신이 청소년에게 안전하냐'는 질문에 대한 점수는 1차 3.27점에서 2차 3.12점, '12~17세 소년에게 백신 접종을 권장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점수는 각각 3.5점, 3.21점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부정적 답변이 늘었다.
연구팀은 "감염 예방에 대한 백신 접종 효과에 대해서는 강력한 동의가 있었으나, 코로나 백신 기대효과는 잠재적 위험성에 비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며 “장기적인 안전에 대한 우려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백신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청소년과 부모들의 불안감을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