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최근 경희대가 부설 요양병원 설립을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앞서 개원했던 대학부설 요양병원들은 개원 초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요양병원계로부터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았던 이들 병원은 실제 의료수입 자체는 호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인건비 등 지출의 규모가 더 커지면서 결과적으로는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2일 동아대학교와 아주대학교 각 대학법인의 2020년도 회계결산서에 따르면, 동아대 대신요양병원과 아주대요양병원은 해당 년도 각각 수 십억원 대 적자를 냈다.
지난 2019년 4월 개원한 동아대 대신요양병원은 330병상 규모다.
2020년 회계기준(2020년 3월 1일~2021년 2월 29일) 동아대 대신요양병원의 당기순손실은 12억 9113만원으로 나타났다.
의료수입은 127억 1870만원으로 이 중 입원수입과 외래수입은 각각 124억 430만원, 3억 1439만원을 차지했다. 수탁교육 등 의료 외 수입은 2675만원으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의료수입 자체는 선전했지만 그만큼 지출도 만만치 않았다.
의료비용으로만 인건비(71억1238만원), 재료비(17억 2129만원)등 88억여원이 소요됐다. 여기 관리운영비(26억 512만원)와 의료외비용(6억 2120만원)등이 더해지면서 지출이 수입을 넘어섰다.
국내 최대 대학부설 요양병원 세운 아주대, 의료비용이 의료수입보다 많아
이어 2020년 2월 473병상의 대규모로 문을 연 아주대요양병원도 적자 운영이 이뤄졌다. 동아대 대신요양병원과 비교하면 의료수입은 더 적었으며, 의료비용은 갑절로 많이 들었다.
2020년 회계기준(2020년 3월 1일~2021년 2월 28일) 아주대요양병원은 당기순손실 62억5742만원을 기록했다.
의료수입의 경우 113억9949만원이었다. 입원수입은 106억4514만원, 외래수입은 7억3379만원으로, 동아대 대신요양병원보다 입원수입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의료비용만 176억8590만원이 사용됐다. 의료수입보다도 지출이 더 많았던 것이다. 가장 많은 지출은 인건비(95억5196만원)에서 발생했다. 재료비는 10억2204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아주대병원의 경우 의료 외 수입이 적잖게 집계됐다. 임대료(7537만원)와 주차장운영수입(3308만원) 등 1억 4996만원으로 나타났다.
설립 전부터 의료계 관심을 끌었던 이들 병원의 첫 성적표는 아쉬운 모습이다. 하지만 순항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두 병원 모두 전기 대비 적자폭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동아대 대신요양병원은 개원 첫 해인 2019 회계년도에서 당기순손실 34억 2855만원을 기록했었다.
적자가 감소한 데는 1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의료수입(60억 825만원→127억 1870만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아주대요양병원의 경우 전년 회계기준이 2019년 9월 1일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웠다. 해당 년도 의료수입의 경우 1억 2312만원으로 나타났다.
대한요양병원협회 고위 관계자는 “대학교 부설 요양병원의 경우 일반 요양병원보다 인건비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의료행위별 수가가 적용되지 않는 현행 수가구조에 따라 요양병원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학교 부설 요양병원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와 비슷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의료전달체계 측면에서 봤을 때도 그렇다”면서도 “다만 일부 대학은 수익보다는 의료서비스 차원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둔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들의 성패를 가늠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