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타깃 삼성 '지역 암환자 서울행도 차단'
창원병원, 100억 투자 방사선종양학과 개설…김태규 교수 영입
2013.03.31 20:00 댓글쓰기

삼성의료원이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 재편에 이어 성균관대학교 부속병원 전환 3년째를 맞은 삼성창원병원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 주목된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원장 김계정)은 오늘(1일)부터 방사선종양학과를 신설하고, 지역 암 환자 끌어안기에 나선다.

 

서울 중환자의학과와 더불어 창원 방사선종양학과 개설은 상급종합 및 대학병원으로서 중증 질환ㆍ환자 중심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료원 차원의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방사선종양학과 개설 사업에는 방사선 차폐시설 공사비와 장비 도입 등 총 100억원이 투입됐다.

 

김계정 원장은 “인구 110만 창원시에 암 치료의 3대 요소인 수술ㆍ항암요법ㆍ방사선 치료가 모두 가능한 의료기관이 없었다”면서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 중증 암 환자들에게 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방사선종양학과는 병원 신관 지하 2층에 개설됐으며, 현재 베리안(Varian)사의 최첨단 암 치료기인 선형가속기(Clinac iX)가 설치돼 시험 운용 중이다.[사진]

 

이렇듯 창원으로의 막대한 투자가 이뤄진 데에는 지역민들의 원정 진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창원 지역 암 환자 중 약 60%가 진료를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나고 있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김 원장은 “어려운 의료 환경 속에서 막대한 예산이 드는 이번 사업을 추진하고자 장시간 검토했다”며 “지역 최대병원으로서 주민들이 연고도 없는 타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현실을 두고만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중증환자 치료가 가능한 인프라가 구축되고, 우수 의료진과의 교류가 활발하다면 지역에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서울병원과의 협력네트워크는 이번 사업의 구심점이 됐다. 그동안 삼성암센터-창원병원 공동 수술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의료진 교류가 이뤄져 왔으며, 수술 노하우 공유 등 발전 기틀을 마련해 놓았다.

 

서울과 동일 장비ㆍ시스템 도입…거점 역할 기대

 

이에 따라 삼성창원병원 방사선종양학과는 검토 단계부터 인력 구성, 장비 선정 및 운용 등에 이르기까지 서울병원 시스템을 적극 활용했다.

 

이미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방사선종양학과 김태규 교수를 3월 영입했으며 기술팀장, 물리학자 등 9명으로 구성된 팀도 꾸려졌다.

 

병원 측은 “방사선종양팀은 삼성서울병원과 같은 기종의 선형가속기를 도입해 동일한 암 환자 치료프로그램을 그대로 삼성창원병원에서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종양학과는 치료용 고에너지 방사선을 이용해 암과 같은 악성 종양을 주로 치료하는 진료과로, 초기 암이나 수술로 제거할 수 없는 부분에 발생한 종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삼성창원병원에서는 3ㆍ4차원 방사선 치료와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 등 다양한 치료 방식이 시도될 예정이다.

 

김태규 교수는 “방사선 치료는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2달여 간 매일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서울과 동일한 장비와 시스템이 구축된 방사선종양학과가 개설돼 원정 진료의 불편과 체력소모, 경제적 손실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방사선종양학과 개설 등 대규모 창원 투자가 삼성서울병원의 지역거점 역할과 부속병원으로서의 위상 정립에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료원 관계자는 “삼성창원병원으로 투자가 이뤄진다는 소식을 익히 알고 있었다”면서 “창원의 경우 삼성서울병원과는 또 다르게 부속병원으로서의 위상과 책임을 안고 있다. 그동안 창원병원이 부속병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느냐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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