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초 고압산소치료기 도입 서호병원 '문(門) 닫는다'
이달 28일 폐업, 최대 12인용 기기 보유했지만 코로나19 여파 경영난 직격탄
2022.02.07 12:16 댓글쓰기
사진=서호병원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부산 지역에서 최초로 고압산소치료기를 도입한 서호병원이 이달 말 폐원한다.
 
2007년 개원한 서호병원은 300병상 규모 종합병원으로, 현재 전국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고압산소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7일 서호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이달 28일자로 병원 폐업이 결정됐다는 내용의 공지를 최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병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에 따른 지속적인 환자 수 감소 및 전문의료인 부재로 인한 경영 악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고심 끝에 폐업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 및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해 노력했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수익 감소 및 고정관리비의 확대로 인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병원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지난 2020년부터 경영상황이 악화됐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에는 30~40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컨설팅 업체 진단 결과 올해는 적자가 90~1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호병원의 부지와 건물은 조만간 건설회사에 매각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매각액은 약 4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병원에 따르면 부지와 건물을 매각한 비용은 직원 퇴직금 등에 사용될 계획이다. 서호병원에는 현재 의사 7명을 포함해 직원 250여명이 재직 중이다. 
 
한편, 서호병원의 폐원은 부산 지역 고압산소치료 인프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호병원은 지난 2019년 부산 지역에서 가장 먼저 고압산소치료기를 도입한 곳이다. 점차 규모를 확대해 현재는 12인용 다인용 챔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서호병원을 제외하면 부산에서 고압산소치료기를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3곳 밖에 남지 않는다.
 
고압산소치료기는 당뇨발(당뇨합병증), 버거씨병, 화상 등 피부 모세혈관신생에 도움이 되는 치료다. 특히 일산화탄소 중독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한 치료기로도 알려졌다.
 
수 년 전에는 ‘강릉 펜션 고등학생 일산화탄소 중독 사망사건’과 관련해 고압산소치료기 인프라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고압산소치료기는 고가의 기기값에 비해 낮은 수가로 대형 병원에서도 도입에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2월 기준 서울에서 다인용 고압산소치료기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서울아산병원(10인용과 1인용 각 1대)가 유일하다. 이 밖에 한양대병원(1인용 1대), 구로성심병원, 삼육서울병원이 1인용 기기를 각 1대씩 보유하고 있다.
 
서호병원 관계자는 “고압산소치료기가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될지 등에 대해선 아직 계획이 전달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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