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실종 전공의 추가모집…진료현장 비관론
오늘 레지던트 1년차-16일 인턴·상급년차 모집 마감…시선은 내년 3월
2024.08.14 06:07 댓글쓰기



2024년 하반기 전공의 추가모집이 이번 주 마침표를 찍는다. 오는 9월 시작하는 수련 일정을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마지막 일정인 만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전국 수련병원들이 지난 9일부터 재개한 하반기 전공의 추가모집이 오는 16일 모두 마감된다. 오늘(14일)은 레지던트 1년 차, 16일은 인턴과 레지던트 2∼4년 차 모집이 종료된다.


수련병원들은 17일 레지던트 1년차 필기시험을 진행하고 이달 말까지 각 선발 절차를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당초 예정된 9월부터 하반기 수련이 시작된다.


지난달 지원율 1.36%…정부 '특례 카드' 복귀 독려


통상 전공의 추가모집은 대규모 채용이 이뤄지는 상반기 모집에서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앞서 진행한 하반기 모집이 저조한 지원율로 마감되면서 추진됐다.


당시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7645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율은 1.36%(104명)에 그쳤다. 


특히 수도권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에도 지원자가 45명에 그쳐 정부 회유책이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수련 복귀 의사가 있지만 짧은 신청 기간과 주변 시선으로 모집에 응하지 못한 전공의가 더 있다고 보고 모집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추가모집 인원은 레지던트 1년차 1364명, 인턴 2435명 ,그리고 상급연차 레지던트 3483명으로 총 7282명 규모다. 앞서 마감한 모집인원(7645명)보다 363명 적다.


특히 정부는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에 따라 사직 전공의는 1년간 동일 연차, 동일 진료과 수련이 제한되지만 올 하반기 지원자에 한해 이 제한을 풀며 복귀를 독려하고 있다.


"정부 정책 기조 변함 없는 상황, 전공의 복귀 가능성 희박"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의대 증원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는 상황에선 추가모집도 큰 의미는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추가모집은 아무 효과 없는 '땜질식 처방', '명분 쌓기'라는 비판이 높다.


수련병원들 역시 앞서 저조한 지원율에서 낙담한 만큼 추가모집에도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정부 지침이 내려와 따를 수밖에 없으나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모집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특히 전공의 복귀를 기대하기보다 줄어든 진료, 수술 건수에 따라 병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실제 중앙보훈병원은 최근 6개월짜리 계약직 일반의 19명을 채용했고,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도 일반의 30명을 채용키로 했다.


특히 의료지원(PA) 전담간호사, 퇴임교수 등 다양한 형태의 채용을 통해 의료 공백을 채우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퇴임교수 재고용을 위해 제도를 변경했고 일부 퇴임교수가 진료에 투입된 상태다.


또 다른 수련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는 이미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보다 여기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일반의, PA 간호사, 퇴임교수 등 다양한 형태의 채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이미 수련병원에 복귀하기보다 개원가 진출 등 구직활동을 선택하고 있는 점도 추가모집 실패를 가늠케 한다.


실제 복지부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 5701명 중 625명(11%)은 수련병원 외 의료기관에 취업했다. 이들 중 의원급에 취업한 사직 전공의는 368명, 병원급(종합병원)은 257명이다.


대한의사협회도 '사직 전공의를 위한 내과 초음파 연수강좌'를 개최하는 등 전공의 진로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정부는 전공의 7대 요구사항 중 '의대 증원 백지화'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 수련환경 개선과 의료사고 법적부담 완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등은 논의할 수 있다며 연일 전공의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 


모 대학병원 교수는 "무조건 복귀만 요구하는 상황에서 추가모집은 의미가 없다. 이는 정부의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며 "이대로라면 내년 3월에도 전공의들 복귀를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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