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책임 소재·범위 제한 등 포함 '원격의료법' 주시
의정연·서울시醫·내과醫, 의사 대상 설문조사···지역의사회 '긍정적'
2021.12.17 11:3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화상담 및 처방(비대면 진료) 효용성이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원격의료 도입 방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이하 의정연)를 비롯해 서울시의사회, 내과의사회 등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의료계는 책임 소재·범위 제한 등을 원격의료 도입 시 중요한 요소로 꼽았는데, 기(旣)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에 해당 내용들이 포함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정연(응답자 5689명)은 지난 8월 26일, 서울시의사회(675명)는 10월 29일, 그리고 내과의사회(약 1100명)는 가장 최근인 12월 6일 각각 원격의료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각 설문조사 시행 주체는 달랐으나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특히 비대면 진료 혹은 원격의료 도입 시 보완점으로 법적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과 원격의료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주요하게 꼽혔다.
 
중요한 것은 현재 국회에서 발의된 강병원·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이 의료계의 이 같은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중 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비대면 진료를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개념으로 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섬·벽지에 사는 사람 등에 한해 실시토록 했다.

또 환자가 의사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경우, 통신 오류 또는 장비 결함으로 인한 경우, 문진 시 진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 등에 대해 의사의 책임을 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강 의원 법안도 참여 의료기관을 의원급으로 한정하고, 고혈압·당뇨·부정맥 등 만성질환자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대면진료와 같은 책임을 부여하되 환자가 의료인 지시를 따르지 않았을 때 및 환자 장비 결함 등으로 인한 책임은 묻지 않도록 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관계자는 “최혜영 의원 안(案) 등은 의료계 입장이 대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물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코로나19 이후에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지역의사회 등에서는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에서는 상당 부분 후퇴한 모습이다.
 
이우석 경상북도의사회장은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야기하는 원격의료 모델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도 “책임 소재, 수가 협의 등을 통해 의료전달체계에 긍정적인 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보연 충청남도의사회장도 “원격의료 장비의 국가 보조 및 의료사고 발생 시 국가 지원, 3차 의료기관 원격진료 불허 등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피할 수 없는 미래를 현명하게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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