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서창석號 파격 세대교체···개혁 동력되나
기대·우려 교차···낙하산 인사·정치적 인선 오해 탈피 위한 성과 도출 관심
2016.06.06 22:44 댓글쓰기

단지 학연과 서열 위주라는 공고한 벽을 깨는 신호탄일 것일까.


서창석 신임 서울대병원장號에 ‘쟁쟁한’ 선배들을 뒤로 하고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소위, 젊은 피들이 합류하면서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는가 하면 반대로 낙하산 인사 논란에 더해 정치적 캐비넷 구성이라는 다소 냉소적 시선이 더해지고 있다.
 

공식 취임 이후 지난 6월1일 서창석 병원장은 전체 교수진들에게 서신을 보냈다.

병원장으로서 향후 본인의 포부와 청사진을 밝힌 것이 골자였다. 물론, 본원 출신이 아닌 분당서울대병원 출신이라는 소위 서자로서의 부담감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이 서신에서 희귀난치성질환을 비롯해 중증질환 치료라는 국가적 사명감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동시에 연구중심병원으로서 서울대병원 본연의 역할도 오롯이 해내겠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그런 차원의 인사 개혁이었을까.

앞서 서창석 원장은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강남헬스케어센터 원장에 각각 전상훈 교수(흉부외과, 1984년 졸), 김병관 교수(소화기내과, 1992년 졸), 노동영 교수(유방외과, 1981년 졸)를 2일자로 임명했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의 경우 경북의대 출신으로 비서울의대 출신의 첫 서울대병원 산하 병원장이 됐다. 


이례적 인사 바람은 본원 보직자 인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먼저, 지난 오병희 전 원장 재임 시절 의료혁신실장을 지낸 신찬수 교수(내분비내과, 1987년 졸)가 진료부원장으로 확정됐다.
 

서울대암병원장은 김태유 원장(혈액종양내과, 1986년 졸)이 유임됐으나 어린이병원장 조태준 교수(정형외과, 1987년 졸), 기획조정실장 정승용 교수(대장항문외과, 서울의대 1989년졸)가 발탁되면서 전임자에 비해 한층 낮아진 연령대가 눈에 띄었다.


여기에 의료혁신실장 김용진 교수(순환기내과, 1992년 졸), 교육인재개발실장 김수웅 교수(비뇨기과, 1988년 졸), 대외협력실장 우홍균 교수(방사선종양학과, 1990년 졸)가 단연 세대교체 중심에 섰다.


이번 인사를 두고 우선 서창석 원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까지만 해도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40대 후반~50대 초반의 교수들이지만 충분히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인물들이라는 게 전반적 평가다.
 

하지만 의아한 시각도 적지않다. 서울대병원 임상과 A 교수는 “리스트에 없던 인사가 갑작스럽게 병원장 선거에 출마하더니 결국 그가 병원장에 임명됐다.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본원 보직 인사를 보면 다소 무리수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평균적으로 젊어도 너무 젊어졌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A 교수는 "게다가 병원장 선거에 대한 설왕설래가 한창이던 시점부터 일찌감치 분당서울대병원 재직 시절 호흡을 맞췄던 전상훈 교수 등을 포함해서 자신이 임명될 경우를 상정한 인선 '밑그림'이 그려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다른 임상과 B 교수도 씁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보직자 연령대가 낮아져도 너무 낮아졌다"며 "서 원장 임명 후 예상 못했던 것은 아니나 2세대라고 할 수 있는 교수진들이 벌써 보직에 임명됐다. 길게는 졸업년도 차가 9년이나 나는데 우려되는 부분도 분명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안팎으로 병원 정책 및 경영 전반에 관여했던 연륜 있는 교수진들이 완전히 물러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본다"며 "새로 선임된 사람들이 내부 살림은 물론이거니와 국가 중앙병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신임 병원장을 잘 보좌할 수 있을지가 이번 인사의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각에선,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수 년 동안 서울대병원이 추진해야 될 중점적인 정책들이 답보 상태에 놓이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 하에 반발 기류가 반영됐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임상과 C 교수는 "지난 몇 년 간 대내외적인 상황으로 인해 서울대병원이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지금은 위상을 확고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시점"이라고 환기시켰다.
 

물론, 변화와 개혁을 동력 삼아 서울대병원이 일대 전환기를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C 교수는 "어찌보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젊은 교수진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장(場)이 열렸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앞으로 편견을 깨기 위한 이들의 역할이 그야말로 막중하다"고 말했다.
 

의료 질 혁신, 환자안전 확보, 안정적 진료 환경 조성, 공공의료 중심지 등 국가 중앙의료기관으로서 서울대병원의 미션 수행은 아직도 진행형인 가운데 신임 서창석원장의 비전과 실행 로드맵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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