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붕괴된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잡기 위해 병상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병원급 의료기관을 일차의료기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외과계 의원은 경미한 수준의 처치만 허용하고 수술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담당하도록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정영호)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0대 대통령 선거 보건의료 분야 정책제안서’를 각 정당에 전달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정부에게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보건의료 발전체계 구축을 기대하며 담아낸 병원들의 진심어린 제언들이다.
병원협회는 무엇보다 붕괴된 의료전달체계 개선 필요성에 주목했다. 의료전달체계는 일차의료 질 제고와 함께 환자선택권 보장을 통한 자연스러운 선순환 구조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료자원 효율적 활용을 위해 의료기관이 기능에 맞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상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병원급 의료기관이 입원 위주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토록 입원료 수가를 재조정하고,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 행위료 중심의 보상체계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특히 병협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차원에서 일차의료기관 범위 재설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상당수 병원급 의료기관이 직접 일차의료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병상 규모와 관계없이 ‘병원’은 일차의료기관 대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도시 및 대형병원은 환자쏠림으로 긴 대기시간이 발생되는 반면 지역 중·소병원의 경우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는 부연도 곁들였다.
여기에 더해 병원협회는 수술기능 수행 의료기관 기준 재정립 필요성도 강조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술은 환자안전 및 감염관리 측면에서 위험성이 있는 만큼 원칙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병협의 입장이다.
병원협회는 “외과계열 의원은 통원 가능한 수준의 경미한 수준의 처치를 할 수 있도록 한정하되 수술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담당하도록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병협은 새로운 의료수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전문병원 확대, 부실 의료법인 퇴출 구조 마련 등을 제언했다.
전문병원의 경우 상대평가 중심으로 운영돼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은 만큼 절대평가 중심 항목을 통한 분야별 다양화 및 지정기관수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문병원 기능 다양화 및 기관수 확대는 정부가 추진 중인 ‘기능중심 의료기관 도입’과도 맥을 같이한다.
실제 정부는 의료기관 기능별 분류체계를 마련 중이다. 의원급을 일차의료의원과 특정과목의원으로 구분하고, 특정질환진료는 특정과목의원과 전문병원이 수행토록 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지역책임병원은 심·뇌·고위험분만 등 필수의료를 담당하고 상급종합병원은 최고난이도의 중증진료를 수행토록 하는 구조다.
병협은 또한 "의료법인 간 합병제도 도입을 통한 부실 의료법인 퇴출 구조를 마련하고, 기존 운영돼온 의료인프라 활용을 통한 효율적 운영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