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원 경쟁 속 새병원 기반 '도약' 꿈꾸는 병원들
순천향·세브란스·전남대 청사진 제시···한양대구리 확장·이전 담금질
2021.12.31 12:3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병원계 분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새병원’을 선택하며 도약을 노리는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새병원은 현재 갖추고 있는 모든 기능을 이전해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따르지만 지역거점 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고행 길도 마다않는 모습이다.
 
순천향대천안병원, 2024년 목표 1천병상 규모
 
새병원 건립이 가장 빠른 곳은 순천향대천안병원이다.
 
지난 1982년 개원한 순천향대천안병원은 2010년부터 새병원 건립을 위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오다 2015년 천광학원 학교법인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본격화했다.
 
학교법인 동은학원은 2017년부터 착공을 추진했으나 병원 내부 논의가 길어지면서 차일피일 미뤄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2021년 5월 24일 마침내 기공식을 갖고 시작을 알렸다.
 
새병원은 현 병원 북쪽 부지인 천안시 동남구 봉명동 261-8번지 일원에 지하 5층, 지상 15층, 1000병상 규모로 세워진다. 
 
새병원이 건립되면 병원 모든 시설과 기능도 함께 이전된다. 
 
현 병원은 리모델링을 거쳐 아트리움을 통해 새병원과 연결되며 교수연구실, 회의실 등 부속공간과 푸드코트 등 다양한 편의공간으로 활용된다.
 
새병원은 순천향대의대및 순천향의생명연구원과 가까워 병원은 향후 교육과 연구역량을 더해 ‘순천향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는 순천향 임상-기초의학-의생명연구기능을 융합한 의학클러스터다. 
 
새병원-의대-연구원이 중개연구 영역에서 시너지를 내 국가 의생명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학교법인 동은학원 서교일 이사장은 “새병원 건립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지역 환자들의 고통을 덜고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중부권 최종 거점병원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2029년 목표 첫발 내딛어
 
지난 1983년 설립된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도 오는 2029년 새병원 건립을 목표로 첫발을 내딛은 상태다.
 
병원은 이미 지난해 새병원 신축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통과하고, 도곡중학교 다목적관 기부채납을 통해 지하주차장을 확보했으며, 2동과 3동 병동 환경개선 공사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며 신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29일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새병원 건립을 위한 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해 본격화했다.
 
희림건축은 강남세브란스병원이 발주한 새병원 건립 설계에 미국 건축회사 퍼킨스 이스트먼사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새병원 현상설계 당선작은 연면적 21만6,500㎡, 지하 7층, 지상 16층 규모로 대지여건을 고려했다.
 
특히 공간배치와 차량동선 계획, 남측에 위치한 도곡근린공원과 적절한 연계성을 바탕으로 주변환경을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설계는 오는 2023년 8월까지 진행한다.
 
병원은 새병원이 현 자리에 들어서는 만큼 기존 병원 기능을 유지하면서 신축하기 위해 단계별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설계와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병원은 이번 설계에서 현행 의료법 기준보다 높은 첨단 의료시설과 대규모 유행 감염병에 대응한 강화한 의료 환경을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송영구 병원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병원 구성원과 지역주민 소망이 담긴 새병원 건립 본격적으로 출발해 기대가 크다”며 “대한민국에 의료 1번지 서울 강남지역에 137년을 이어 온 세브란스 정신을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 그 이상 병원’이라는 건립 목표를 달성해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병원 측은 “새병원은 오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는 만큼 신중한 계획이 중요하다”면서 “향후 계획이 다소 변경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전남대병원 구체적 청사진 제시 2030년 목표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도 새병원은 뜨거운 관심사다. 전남대병원도 새병원 설립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병원은 11월 전남대학교와 의과대학이 있는 학동캠퍼스 부지에 새병원을 세우고 현 병원 부지를 증·개축하는 방향으로 정하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이와관련, 안영근 병원장은 “새병원 부지선정은 환자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고, 동시에 지역사회 미치는 영향이 큰 사업인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추진코자 한다”며 “지금은 계획 단계인 만큼 검토할 만한 대안이 추가로 제시되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혀 재검토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금까지 논의된 바로는 병원은 사업 기간 8~10년을 거쳐 1500병상 규모 새 병원을 마련한다.
 
학동캠퍼스 부지에 900병상 규모의 병원을 먼저 신설하고, 현재 노후한 1·2·3·5동 병원 건물을 600병상 규모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현재는 2023년까지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이듬해인 2024년 건립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설계에 돌입한다.
 
문제로 거론되는 간호대학은 전남대 용봉캠퍼스로 이전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가 도출됐다. 학동캠퍼스 부지를 병원 측이 무상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전남대학교와 협의하고 있다.
 
또 현재 부지만으로는 새병원 건립이 어렵기에 주거지역 2·3종인 학동캠퍼스 부지를 준주거지역 바꿔 용적률을 높이기 위해 도시관리계획 변경하는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특히 환자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른 심뇌혈관 관련 시설 구축을 새병원 걸립 시기까지 미룰 수 없어 우선 전문진료센터를 신규 건립하기로 했다.
 
현재 장례식장 부지에 1동 별관을 신축해 심뇌혈관집중의료센터를 자리잡게 하고, 기존 7동은 호흡기·감염병 전문통합관리센터로 활용하겠다는 복안도 세웠다.
 
병원 측은 오는 2022년 시작하는 전문진료센터 조성사업이 사실상 새 병원 단계적 건립의 ‘첫 단추’라고 설명했다.
 
안영근 병원장은 “새병원 건립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지역 발전과 의료 발전을 유인할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어려운 고비가 남아있지만, 새병원 건립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양대구리병원, 확장·이전으로 새단장 관심
 
한양대구리병원도 확장 이전을 통한 새병원 건립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동수 병원장은 11월 초 조광한 남양주시장과 만나 남양주 왕숙신도시 내 종합의료시설 설치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한 원장은 남양주시와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을 제안하면서 지속적인 협의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995년 설립된 한양대구리병원은 597병상 규모 종합병원이다. 
 
구리와 남양주를 포함한 경기동북부지역 거점병원을 담당해왔으나 늘어나는 환자 수를 감당하기엔 부지가 협소하고 시설이 부족해 확정이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남양주시도 왕숙신도시와 양정역세권 등 신도시 개발로 100만명의 인구를 바라보고 있지만 대형병원이 없어 의료인프라 확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한동수 병원장은 “왕숙신도시로 확장 이전하면 남양주 등 경기동북부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의료 서비스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다만 이번 확장 이전이 원장 차원에서 의견을 피력한 만큼 공론화를 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송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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