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산부인과가 사라져야 정신을 차릴까
김동석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무과실 의료사고 30% 강제부담 등 분만인프라 파괴”
2021.12.06 05:1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산부인과가 사라져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하는 원망의 마음도 있다. 저출산과 저수가, 의료사고, 과도한 배상 판결 등으로 폐원이 늘고 분만 인프라가 파괴되고 있다. 산부인과는 현재 저절로 폐과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김동석 대한산부인과의사회(직선제) 회장은 지난 5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된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산부인과가 맞은 위기 상황을 전하며 "산부인과가 생존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손해대불금 100% 정부 지급 새로운 방안 절실”
 
김동석 회장은 산부인과를 포함한 필수의료과를 살리기 위해 가장 개선이 시급한 문제점을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사고특례법’이라고 지적하면서 "지자체와 정부의 책임이 강화된 새로운 보상체계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산부인과 의사는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한 분만병원 강제 분담금이 있기 때문에 보상재원의 30%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
 
김동석 회장은 “이는 과실 책임 원칙에도 반할 뿐 아니라 의료인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이런 이유로 분만 의료기관으로부터 자발적인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워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재원 마련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부인과를 포함한 필수의료과를 살리기 위해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과실에 대한 손해대불금은 정부가 100% 지급하는 새로운 배상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는 일본과 대만의 경우 정부가 의료사고로 인한 분쟁 발생 시 실질적인 재원을 국가에서 100% 지원한다.
 
김 회장은 “저출산을 위한 정책을 위해 많은 재원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에서 불가항력적 산부인과 사고에 대해서는 100%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일부 개원 의사는 보험회사에서 운영하는 의료사고배상보험에 가입하고 있지만 과실에 대한 보상만 해주는 관계로 의료사고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무과실에 대한 보상이 없어서 유명무실하다”고 꼬집었다. 
 
산부인과의사회(직선제)는 해외의 사례를 기반으로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해 정부 책임을 100%로 확대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윤일규 국회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나 폐기됐고,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이정문 국회의원이 발의해 논의 중이다.
 
김동석 회장은 “관련 법안은 계속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않고 지금은 별다른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오늘 학술대회에 참석한 신현영 의원에게도 관련 내용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가 곧 시작하는데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정책제안서를 여러 후보 캠프에도 전달했다"며 "새정부가 산부인과의 심각함을 깨닫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300병상 이하 종합병원 산부인과 '폐과' 심각...운영 가능 지원책 시급
 
이날 김동석 회장은 법 개정으로 300병상 이하 종합병원에서 산부인과를 폐과하는 사례가 증가해 여성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석 회장은 “300병상 이하 종합병원은 기존 내외산소 모두가 필수과목이었는데 법 개정으로 3과목만 유지해도 종합병원의 명칭을 쓸 수 있게 됐다”며 “그러자 시설과 인력부담이 크고 위험도는 높은 반면 가장 수익이 적은 산부인과를 폐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 분만취약지는 분만할 산부인과가 없을 뿐 아니라 그 지역에서는 산부인과 진료를 할 일차 의료기관조차 없는 경우가 있어 여성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종합병원이라는 명칭에 맞지 않게 입원 환자가 산부인과의 질환이 생기거나 응급상황이 있는 경우 환자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며 “분만까지는 아니더라도 산부인과 의사가 있어야 진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역에 있는 국공립 의료원 등 종합병원이 있는 경우는 의무적으로 산부인과가 필수로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외산소 중 3개과의 전문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주요과목인 4개과 전문의가 모두 있도록 했던 개정 이전의 법안으로 재개정해야 한다”며 “산부인과가 필수과목 지정이 되는 경우 종합병원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저출산과 모성건강보호 차원에서 적절한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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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까 12.06 16:11
    사라져도 정신안차릴걸

    산모가 죽으면 정신차리겠지
  • 이미 늦었음. 12.06 09:54
    농어촌, 지방중소도시를 너머, 이젠 지방대학병원들도 산부인과 staff 구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소. 이젠 대학병원staff이 되어도 평안한 삶이 보장되지 못하는데 누가 하려 하겠습니까?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이나 받으메 의료사고 나면 내 잘못없어도 CCTV 촬영영상 토해내고 돈까지 물어내라는 그런 시국에 누가 하려하겠습니까? CCTV법이나, 불가항령 의료사고배상법이란 것이 망국법이란 걸 국민들만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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