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필수의료 붕괴 직전, 외국의사 수입 임박'
이필수 의협 회장 '내외산소 소생 절실' 호소···'대학병원 분원 경쟁 답답'
2021.12.06 12:0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13만 의사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외국의사 수입 시대’에 우려를 표했다. 의사 절대수 부족이 아닌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분야를 염두한 걱정이다.
 
그동안 젊은의사들의 필수 진료과목 기피현상에 따른 ‘외국의사 수입’ 가능성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의협회장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최근 열린 한국만성기의료협회 초청특강 연자로 나서 국내 의료계가 직면해 있는 여러 현안 중 가장 시급한 문제로 ‘필수의료’를 꼽았다.
 
이필수 회장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일명 내‧외‧산‧소로 불리우는 필수의료 분야를 담당하는 의사수 부족으로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외과나 흉부외과 등 수술을 통해 환자 생명을 살리는 외과계열은 당장이라도 외국의사를 수입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 해 신규 외과 전문의 수는 2009년 212명에서 올해 143명으로 줄었다. 최근 의대 졸업자가 3300명 정도로 늘었음에도 신규 외과의사는 150명 이하다.
 
의사를 늘려도 외과의사 수는 늘지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현재 50대 외과 의사들이 은퇴하는 10년 후부터는 수술대란이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대한외과학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외과 전문의 50%가 “다시는 외과를 택하지 않겠다”고 응답할 정도로 의사들의 외과 기피는 심각한 상황이다.
 
흉부외과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수련병원 중 흉부외과 전공의를 1명이라도 확보한 병원은 33곳에 불과하다. 비율로는 65% 수준이다. 
 
이필수 회장은 “필수의료 붕괴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예산 문제인 만큼 국회나 정부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지원책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실 ‘필수의료’에 대한 이필수 회장의 의지는 그가 의사의 꿈을 갖게 된 유년시절부터였다.
 
이필수 회장은 친구의 아버지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을 것을 목격하면서 의술(醫術)에 인생을 걸기로 마음 먹었다.
 
흉부외과를 선택한 이유도 맥을 같이 한다. 전남의대를 졸업하고 마산고려병원(現 창원삼성병원)에서 인턴생활을 할 당시 생명사수 현장에서 느낀 전율에 주저없이 흉부외과를 선택했다.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는 일이 자신의 천직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사명감, 헌신으로 위안하기에는 현실의 삶이 너무 힘겨웠다.
 
때문에 의료현장에서 환자 한 명 한 명의 생명을 살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숭고한 의술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보겠다는 열정으로 협회 활동을 시작했다.
 
지역의사회부터 차근차근 회무 경험을 쌓은 이필수 회장은 드디어 올해 13만 의사들의 수장이 됐고, 이후 ‘필수의료 활성화’라는 과업을 차근차근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운영 중인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 내 공식 분과로 ‘필수의료협의체’를 구성하는 한편 대한의사협회 내에도 ‘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한 특별기구를 가동했다.
 
일명 ‘필수의료과 살리기 TF’에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일명 ‘내외산소’에 흉부외과까지 필수의료과 학회 및 개원의사회 임원들이 대거 참여한다.
 
지난 제40대 집행부에서도 ‘필수의료 TF’가 운영되기는 했지만 건강보험 제도권 내에서 급여기준 개선과 비급여의 전환에 초점을 맞춰졌다.
 
하지만 이번 집행부에서는 필수의료의 항목별 선정보다 사전적 의미에 충실한 응급‧심뇌혈관‧중환자‧고위험 산모 등 진료과 중심의 필수의료에 대한 정책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필수 회장은 “안정적인 진료환경에서 최상의 의료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 만큼 필수의료를 수행하는 의료진이 환자나 수술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필수의료 활성화 대책이 속도감 있게 논의되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 중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학병원 과도한 몸집 불리기, 대한민국 의료생태계 위협”
“개원가‧중소병원 줄도산 우려스럽다”
“의사들 진료‧교육‧연구 균형감 유지하는 의료정책 절실”
 
이필수 회장은 서울아산병원 등 수도권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 경쟁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양극화로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수도권에 분원 설립을 추진하는 대학병원만 무려 7곳이다. 
 
서울대병원(경기도 시흥), 연세의료원(인천 송도), 서울아산병원(인천 청라), 가천대 길병원(서울 위례), 중앙대병원(경기도 광명), 명지병원(경기도 하남), 아주대병원(경기도 평택) 등이다.
 
이필수 회장은 “최근 일부 대학병원들의 경쟁적인 분원 설립은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며 “무분별한 몸집 불리기는 개원가와 중소병원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비율이 날로 늘어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은 의료계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전체 의료비에서 상급종합병원 비중이 계속 늘고 있고 그에 따른 방증으로 중소병원들의 폐업률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 경쟁은 우려를 자아낸다”며 “진정 환자를 위한 것인지, 병원을 위한 것인지 진중한 천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개원가 및 중소병원들이 입게 될 피해를 우려했다.
 
이 회장은 “대형병원 진출은 주변 의료인력의 대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역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현 의료인력 체계에 과중한 경쟁과 분란을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의원과 중소병원 도산으로 인한 의료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학병원과의 과도한 경쟁으로 지역 의원, 중소병원들은 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병원들이 진료 외에 교육과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필수 회장은 “모름지기 대학병원은 진료와 연구, 교육이 균형감 있게 이뤄져야 하는데 작금의 의료정책은 진료의 질보다 양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병원이 중소병원들과 환자 유치경쟁을 벌이는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며 “대학병원의 맹목적 수익 추구와 지자체장들의 환심사기용 정책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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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12.07 06:32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필수의료에 대한 개념이 없고 정확한 내용도 모른다는 것이다. 수술 못받고 이병원 저병원이 뺑뺑 돌다가 환자가 죽는 등 큰 사고가 발생해야 그때가서 언론도 들썩이고 문제가 뭔지 시끄러워져야 이슈가 될꺼다 
  • ㅂㅅ ㅈㄹ하네 12.06 19:44
    어이 밑에 ㅂㅅ정신차려라. 지금 코로나사태를 봐라. 현 정부말대로 해서 제대로 돌아가는게 뭐가 있다고 부실의대신설이냐? 청장이란 인간은 ㅈㄸ 일도 못하메 물러날 생각도 없는 몰염치다. 이게 이 정부의 실제 모습인데 무슨 부실의대신설 같은 소릴하나?
  • 의사수입 12.06 14:13
    그럼 왜 의대설립은 반대하시는지?

    본인들 불리할때는 공공의료 무너진다고 주장

    본인들 밥그릇과 돈에는 혈안
  • ㅎㅎㅎ 12.06 13:30
    말은 바르게 해라. 옛날처럼 의사 혼자의 자본과 노력으로 개원도 불가능한데 전문의는 넘쳐도 병원에서 의사를 채용해주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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