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관 천공·누공 치료시 '내시경 음압 실패' 원인 발견
세브란스병원 사례 분석, '스펀지 덧대거나 항암방사선 치료로 흡입 감소'
2021.12.03 10:3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국내 의료진이 암 등 외과 수술, 내시경 시술로 상부위장관인 식도·위·십이지장에 생기는 천공과 누공 치료에 활용되는 내시경 음압(EVT) 실패 원인을 찾아냈다.
 
세브란스병원은 소화기내과 박준철·정다현 교수와 용인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허철웅 교수 연구팀이 임상 사례 분석을 통해 EVT 흡입 효과가 떨어져 치료에 실패하는 원인 두 가지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EVT는 천공·누공 부위 혈류를 증가시키고 세균은 감소시켜 상처 회복과 감염억제를 촉진하는 치료법이다. 장 내 구멍에 스펀지를 삽입 후 125mmHg 강도 음압으로 분비물을 제거하고 원활한 혈액 순환과 구멍 빠른 폐쇄를 돕는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2015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 EVT를 받은 천공·누공 환자 119명 중 치료에 실패한 35명에서 EVT 실패 원인을 확인했다.

천공·누공 부위가 작아 스펀지를 직접 부위에 삽입하지 않고 덧대거나(24건), EVT 전 항암 방사선 치료로 해당 부위가 딱딱하게 굳어진 경우(16건) 모두 EVT 흡입 효과가 떨어졌다.
 
박준철 교수는 “상부위장관 천공과 누공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내시경 음압 치료 실패 원인을 최초로 분석했다”면서 “항생제 사용, 스탠트 삽입술, 내시경 음압 치료 중 환자 상태에 따라 알맞은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식도·위·십이지장에 생기는 천공과 누공은 장기 구멍으로 장 안 내용물이 흘러나와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어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기존에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경과를 지켜보는 보존적 치료와 그물망 모양 스탠트를 장기에 삽입하는 치료가 많이 활용됐지만, 최근 EVT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실패 원인을 밝힌 연구가 없어 성공률이 66~100%로 폭넓게 보고되고 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지 '가스트로인테스티널 엔도스코피Gastrointestinal Endoscopy)'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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