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선제 vs 직선제, 간협 회장선거 흑역사
임수민기자
2020.06.09 10:5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수첩] 제38대 대한간호협회 회장선거를 앞두고 간선제 선거방식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행동하는간호사회는 최근 “신경림 후보가 당선된다면 장기집권으로 인한 문제가 심히 우려된다”며 “직선제를 통해 회비를 낸 회원에게 평등한 선거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성명문을 발표해 간선제를 비판했다.
 

간협은 6월29일 제87회 정기 대의원총회를 통해 제38대 회장선거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되는 양상을 보이자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정관에 따르면 간협 회장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2년 이상 임원 경력과 5개 이상 지부 추천이 있어야 하고 재적 의원 과반수가 대의원총회에 출석해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간협은 지난 1958년 제정된 정관에 의해 대한의사협회나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타 보건의료 직능단체들와 달리 60년 이상 '간접선거' 형식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보건의료 직능단체 중 지금까지 간선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간협이 유일하다.
 

간협이 오랜 기간 간선제를 고집하자 간호계 일부에서는 "특정인만 당선 가능한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실제로 간협회장은 10년 이상 단독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제38대 회장선거 역시 신경림 現 회장이 단독 출마해 이변이 없으면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신경림 회장은 지난 제31대 간호협회 부회장, 제32, 33대 회장을 역임한 뒤 2012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2018년 진행된 제37대 간호협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3번째로 회장직을 수행했으며, 이번 선거에서도 당선된다면 4번째 회장 자리에 앉는 것이다.
 

그동안 간호계 내부에서도 간선제를 폐지하고 직선제를 도입하기 위해 단순 비판을 넘어선 여러 시도가 있었다.
 

경기도간호사회는 지난 2015년 간협 선거제도 변경 관련 내용을 대의원 정기총회 상정안건으로 제출했지만 직선제가 갖는 여러 한계들로 도입이 시기상조라고 판단, 투표과정에서 안건 상정이 불발된 바 있다.

2017년 10월에는 한국간호발전총연합(한간총)이 '간협 임원선거 직선제 요구 10만명 서명운동'을 실시해 직선제 전환에 대한 여론의 불씨를 당기기도 했다.
 

당시 한간총은 “18만 간호사 중앙회인 간협의 임원선거가 공정한 절차에 의해 일반회원 다수가 참여할 수 있도록 변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서명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간협은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있으니 해당 서명운동 참여를 자제하라고 당부하며 한간총 김소선 회장의 진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후 직선제 전환 요구는 잠잠해지는 듯 보였으나 2018년 ‘대한간호협회 임원후보등록제 및 직선제 도입’이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제기돼 약 7200명이 참여했다.
 

청원인은 “의사 결정권은 대표성조차 없는 대의원들에게만 주어지고 평간호사는 의무만 이행할 뿐 권한을 행사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기회조차 없다”고 힐난했다.

이어 “특히 회장의 경우는 중앙회 임원 2년 이상 경력을 전제조건으로 두어 임원들끼리 돌려막기식으로 회장을 선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대한간호정우회, 전국간호대학생연합 등 다양한 단체에서 간선제를 폐지하고 회원들에게 투표권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예비 간호사들도 직선제를 요구했다. 전국간호대학생연합은 지난 2017년 “간협의 발전과 회원 복지를 위해 직선제는 반드시 필요하며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직선제 추진을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간협은 직선제에 따른 막대한 선거비용과 저조한 참여율로 인한 대표성 논란, 인터넷 투표의 공정성 등 여러 요인을 이유로 직선제 도입을 반대해왔다.
 

50% 미만의 저조한 투표율과 막대한 선거비용, 온라인 투표 보안성과 고령 회원 접근성 문제 등 직선제의 단점 또한 분명 존재하며 이는 다른 의료계 단체가 간선제에서 직선제를 택할 때 이미 겪으며 증명됐다.
 

하지만 직선제 도입 후 과도기에 여러 문제로 일시적 내부 혼란이 생길지언정 특정 세력의 장기 집권과
독재로 인한 문제점보다 경미한 것은 분명하다는 반대론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차기 회장선거를 앞두고 수면 위로 오른 간호계의 직선제 전환 요구에 간협이 예전처럼 논란으로 치부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변화를 끌어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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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ㅉㅉ 08.24 11:54
    난 솔직히 얘네가 간호사를 위해서 뭘해주는지 전혀모르겠다
  • 에휴 08.21 18:49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러진 않는다 나이먹고 부끄러운줄 알아라
  • RN 06.09 11:18
    회비를 내는 회원이 회장을 뽑을 수 없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민의를 반영하지 않고 간선제를 고집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겠죠.
  • 08.21 18:30
    간협만 간호사를 돈벌이로 이용해먹는 집단이네요 어느 협회가 자기에 속한 구성원들의 등을 쳐먹으며 이용만 한답니까 한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