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연대·보건노조 '공공의료 확충'···'예산·시범사업' 압박
노정 합의안 속도, 정부와 월 정기회의 진행·여야 대선후보 면담 추진
2021.11.13 06:15 댓글쓰기
11일 총력투쟁 집회 중인 의료연대본부 / 사진출처=의료연대본부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병원 총파업을 배수진으로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해온 노동계가 정부와 합의 후 현재는 예산반영·시범사업 적용 등을 촉구하며 합의 이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와 사립대병원·공공병원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노조)이다. 
 
두 단체는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인해 심각한 공공병상 부족과 의료진 번아웃 등의 문제를 지적해왔다. 
 
의료연대본부는 지난 11일 산하 9개 사업장에서 총파업을 예고했었다. 그러나 소속 사업장 서울대병원·대구가톨릭대의료원 등에서 속속 잠정합의를 이뤄나갔고, 복지부와도 일부 협의를 마쳐 총파업을 철회하고 11일 간부들을 중심으로 총력투쟁 집회만 진행했다. 
 
의료연대본부와 복지부가 합의한 사안은 ▲월 1회 정례회의 ▲의료연대본부 개선안 반영 간호관리료 차등제 상위등급 신설 건의 ▲교대 근무자에 야간근무 30개 당 유급누적휴가 지급 ▲상급종합병원 야간간호료 재원을 야간근무 개수에 따른 휴가 부여 등에 지급 ▲정규직 전환자에 대한 공공기관 총액인건비 0.9% 이상 임금인상 등이다. 
 
향후 ▲코로나19 병상 간호사 배치기준 시범적용 방안·예산 지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인력기준 향상 및 전면 확대 ▲간호인력인권법 제정과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축소 및 국립대병원 시범사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본부 관계자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 및 긴급 병상 확보 계획에 따라 인력 충원의 물꼬가 트였고 만성적 간호인력 부족에 대한 근본 해결책이 마침내 논의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향춘 의료연대본부장은 11일 집회에서 “본부가 만든 인력기준을 정부에 직접 노사가 함께 건의해서 바꿔보자는 합의에 이른 것은 큰 성과”라며 “임금 동결·인력충원 계획이 없다며 버티던 병원과 합의하고 우리 본부와 면담을 하지 않는다며 버티던 복지부와도 정기협의를 쟁취해냈다”고 자부했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본부는 국립대병원 소관 부처인 교육부와는 월례 정기회의를 약속하지 못했으나, 계속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의료연대본부는 여야 대선후보들에게 정책 제안과 관련해 면담을 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계속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달 의료연대본부가 진행한 국회 국민동의청원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건이 목표치를 달성해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다. 본부는 현재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할 것을 촉구 중이다. 
 
이 본부장은 “복지위 소속 의원들을 찾아가 이 법의 취지를 설명하고 대표발의를 하라고 전달한 상황이나 아직까지 답은 받지 못했다”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에도 국립대병원 중심 시범사업 적용 예산 등에 대해 전달은 했으나 답은 못 받았다”고 전했다.   
 
보건노조, 복지부 월 1회 정례 회의·당대표 및 대선 여야후보들 면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하는 보건노조 / 사진출처=보건노조
보건노조는 총파업 예고일이었던 9월 2일 새벽까지 복지부와 13차 마라톤 교섭을 이어가다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 총파업을 철회했다. 다만 개별 사업장에서는 임금단체협약 등에 실패, 부분 파업이 일어난 바 있다. 
 
이 9.2 노정합의 이후 보건노조는 여러 보건의료계 유관단체·국회·여야 대표 등과 합의 이행을 위한 분위기를 주도해오고 있다. 
 
주요합의사안은 ▲2025년까지 70여개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 책임의료기관 지정·운영 ▲2024년까지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4개소 설립·운영 ▲코로나19 중등도별 근무 당 간호사 배치 기준 마련 ▲현행 간호등급 차등제를 간호사 1인 당 실제 환자 수 기준으로 개편 등이다.
 
또 ▲감염병 대응 의료인력 지원금(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양측 협의체 구성 ▲공공의사 인력 양성 등 의사인력 확충 방안 마련 ▲야간간호료·야간전담간호사관리료 2022년 1월부터 상급종합병원 포함 모든 의료기관에 적용 등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코로나19 간호사 배치 기준과 관련해서는 9월 9일 노정합의 후속조치 관련 1차 당정협의를 진행, 9월 28일 ‘코로나19 병상 간호사 배치기준’을 정식 마련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후 지난달 초 홍남기 기재부장관(경제부총리)와 간담회 및 국회토론회도 개최했다. 
 
‘9.2 노정합의 의미와 후속 과제 국회토론회’에는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고영인 의원(더불어민주당)·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 주요 보건의료계 인사들이 참석해 노정합의를 적극 약속했다. 
 
앞서 송영길·이준석 등 여야 대표들과의 면담을 진행해온 보건노조는 이달 20대 대선 후보들이 확정되면서 대선 공약으로 노정합의 이행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10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나순자 보건노조 위원장은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김동연 등 여야 대선후보에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예산 증액과 법 개정에 주력하라”고 주문했다.  
 
“노정합의 후에도 공공의료 확충 면에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는 문제를 제기한 그는 공공병원 신설 등을 위해 이번 정기국회 예산 심의에 2356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이는 공공의료 확충이 시급한 9개 지역에 병원 신축 등의 예산인 900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며, 전체 증액 요구였던 3668억원 중 1312억원은 이미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완료됐다. 
 
감염병 전문병원 3개소 추가 설립 예산 확보 및 공공병원 증축 예산, 국립중앙의료원 기능 강화 예산, 국립공공의과대학원 설립 예산 등을 반영하라는 주장이다. 
 
나 위원장은 “노정합의 이행의 첫 관문은 내년 예산 확보다. 여당과 국회는 이를 분명히 인식해달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여야 대선후보들과도 면담도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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