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 세브란스병원 "간호사 만족도 상승"
권미경 노조위원장 "제도화 가능성 확인, 1년 연장·대상자 확대 검토"
2023.11.06 05:22 댓글쓰기



연세의료원이 국내 병원계 최초로 도입한 주 4일(주 32시간) 근무제 시범사업이 시행 1년을 앞두고 있다. 연세의료원 주 4일제는 그 성패에 따라 국내 병원계 전체 확산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고 반향 역시 크다. 다만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긍정적인 도입 취지와 달리 인건비 등 다양한 문제로 제도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에 연세의료원 노사는 최근 시범사업 기간을 1년 연장키로 하고, 세브란스병원(신촌)과 강남세브란스병원 1개 부서씩 더 확대하기로 했다. 데일리메디는 연세의료원 주 4일제 교섭을 이끌어낸 권미경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간호인력 처우 개선을 위해 도입해온 그 어떠한 제도보다 효과가 좋습니다." 


권미경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 위원장은 확신에 찬 어조로 주 4일제 시범사업을 평가했다. 아직 시행 1년이 되지도 않았지만 체감도와 만족도는 확실하다는 진단이다.


그는 "시범사업 참가자들 만족도는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쉬는 날이 늘어나니 삶의 질이 높아졌고 업무 집중도와 환자를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연세의료원과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은 지난 2019년 4월 국내 대형병원 최초로 주 4일제를 교섭안으로 채택했다.


이후 2022년 8월 8일 단체협약을 통해 2023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 상·하반기에 나눠 주 4일제 시범사업을 시행키로 했다.


현재 시범사업은 세브란스병원(신촌) 2개 병동, 강남세브란스병원 1개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 30명(상반기 15명, 하반기 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1차 시범사업이 진행됐으며 7월부터 현재까지 2차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임금 20% 줄어도 만족도 상승, 직원들 근무 태도 변화"

"간호사 이직률 확연히 감소한 것은 만족도 방증"


권미경 위원장은 "주 4일제 도입 후 간호사들 직업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신규 간호사 절반이 1년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사직률이 높았지만 1년 새 이들의 이직 의향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노조가 1차 시범사업 이후 진행한 조사에서 주 4일제 시범사업에 참여한 간호사들의 행복도(100점 만점)는 참여 전후로 53점에서 71점으로 18점 올랐다.


일과 삶의 균형 점수는 37점에서 62점으로 무려 25점 상승했다. 퇴근 후 체력 저하, 업무 스트레스 등 간호사 사직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번아웃 지표도 일제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이직률 변화다.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한 간호사는 사업 시행 전 17.4%가 이직이나 퇴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는데 시행 이후엔 10.0%로 떨어졌다.


특히 시행 병동에서 일하지만 주 4일제에 참여하지 않은 간호사도 이직·퇴직 의향도 31.8%에서 22.9%로 떨어졌다.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한 세브란스병원 171, 172병동에선 2019년부터 해마다 간호사 3~6명이 퇴사했는데, 현재까지 퇴사자가 없다.


"간호 직종 넘어 모든 병원직원 확대 목표"

"주 4일제 지속 가능성 위해 정부 지원 절실"


연세의료원의 이 같은 시도는 장기간 근무시간 및 교대근무 등으로 퇴사율이 높은 간호사 노동환경 개선 일환이다. 


실제 병원 내 근무인력 중 간호사는 사직률이 높은 직종이다. 불규칙한 교대 근무와 고강도 업무로 생체리듬이 깨어지고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특히 육아 등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보니 삶의 질 저하, 직무 부적응을 호소하다 퇴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권 위원장은 주 4일제와 5일제는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범사업 대상자 급여를 비참여자와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임금 10%를 삭감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권미경 위원장은 "일상을 찾을 수 있께 되면서 삶의 만족도는 물론 환자를 응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면서 병동 내 분위기가 바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현재 '주 4일제 시범사업 TF'를 발족해 전문가가 참여하는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 4일제 시범사업이 노동시간과 강도, 노동자 직무 및 기관 만족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동일 부서에서 주 5일 일하는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종합적인 검토를 준비하고 있다.


권미경 위원장은 "현장 사례를 만들고 토대를 쌓아가 향후 모든 병원노동자를 대상으로 주 4일제를 동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바로 비용 문제다.


병원 측 추산에 따르면 전체 간호사 6000명이 주 4일제로 전환할 경우 연간 440억원 안팎 재원이 소요된다.


연세의료원은 노사간 협의를 통해 시범사업 기간 병원 측 보조로 주 4일제 근무 참여자 임금 10%를 줄였지만, 주 4일제 전환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라 쉽지 않다.


이에 연세의료원도 시범사업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시범사업은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1개 부서씩 확대하며 부서는 추후 실무협의를 통해 정하기로 했다.


권 위원장은 "주 4일제는 국한된 것은 아니다. 병원 전체 노동자에게 적용됐으면 한다"며 "주 4일제가 지속 가능하려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시간 단축 입법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시범사업 1년을 마친 후 정부·국회 등을 상대로 주 4일제에 대한 공론화에 나서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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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꼰대아재 11.10 09:44
    깍지말고 20프로 올려봐라 안관둔다. 주4일에 월급깍여봐라 마누라등살에 이혼각이다. 사회초년생 대부분여자 들이라는 표본이겠지  일반직장 남자 가장들은 과연 그럴수 있을까???
  • 주7일가택근무 11.10 02:53
    주6일 근무에서 주5일 근무가 된지도 20년 밖에 안되었다. 쉬고싶은 사람은 집에서 푹 쉬면된다.
  • 김윤서 11.08 13:18
    본인들이 만족한다니까 좋은거아닌가요 ㅎㅎ
  • 어이털림 11.08 04:09
    패턴도없는 뒤죽박죽 3교대 해봐라 쉬는날도 쉬는것같지않지... 의료의질? 이건 더올라가지싶은데  그리고 뭐 월급?? 건강잃고 돈벌면 머할건데  주4일제 도입이 시급함
  • 김수환 11.07 21:48
    수치가 말해주는데 진료질하고 몸값이 왜 나오는거지??

    기사 잃고 덧글 쓰시는거 맞죠?
  • 송지수 11.07 10:41
    ?? 바본가 하루더 쉬고 월급 덜받는다는거?? 뭐가 워라벨인지 몰겠네 물가 오르고 간호사 몸값은 낮추고 ㅋㅋㅋ 무슨 노조가 그런가...4일 5일 문제가 아닌듯한데...정말 멍청해보인다
  • 권순영 11.07 09:26
    저는 반대합니다.지금도 진료의 질이 떨어져 너무 혼란스러운데 4일제를 시행하면 진료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