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메르스 사태 아픔을 딛고 재도약 시기에 접어든 삼성서울병원 새 수장이 정해졌다.
15일 삼성서울병원은 박승우 신임 원장(순환기내과 교수)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앞으로 3년 임기 동안 달성할 목표와 비전을 밝혔다.
박 신임 원장은 “먼저 초대 故 한용철 원장님을 비롯하여 故 하권익 원장님, 이종철 원장님, 최한용 원장님, 송재훈 원장님, 권오정 원장님께서 삼성서울병원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헌신해 주신 노고와 배려에 경의를 표하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최우선 과업으로 “안전한 병원 환경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다 정교한 방역체계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 중심' 기반의 '질 중심', '중증 중심' 병원이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병원 인프라 확충 작업을 더욱 활발히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어 “상호 존중하는 '케어기버(Caregiver)' 조직문화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케어기버’는 삼성서울병원들의 종사자를 부르는 호칭으로 지난 2019년 도입됐다.
그는 “케어기버는 우리 병원만의 자랑이자 긍지”라며 “모두가 각 분야 의료전문가라는 자긍심 속에 소통의 조직문화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올해 초 재개된 본관 리모델링 공사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했다.
박 신임 원장은 “올해 본관 리모델링은 설계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시공 단계로 접어들 예정”이라면서 “리모델링은 단순한 시설물 교체가 아니라 앞으로 미래 진료에 맞는 첨단 환경으로 변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인프라 개선 작업이다. 변화하는 의료에 맞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 신임 원장은 병원 확장을 위해 “자립경영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외부 도움 없이도 우리 병원이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립경영의 확고한 토대를 이뤄야, 서측 부지로의 의료영역 확장에 도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서울병원은 본관 옆 부지에 별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본관과 이어지는 별관은 부족한 진료‧연구공간을 확보하는 것 외에도 ‘친환경 병원’으로 거듭나는 첨단 시설이 구비될 전망이다.
박 신임 원장은 "‘의료원 머릿돌에는 설립자이신 故 이건희 회장님 말씀이 이렇게 적혀 있다. ‘병들어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기쁨을 찾을 때, 삼성은 국민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또 우리는 이곳이 단순한 병원이기보다 의학 발전과 의학교육 도장으로 널리 유익하게 활용되기를 바랍니다’“며 ”이 말씀 안에 우리 병원의 존재 이유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이러한 병원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우리 마음가짐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원 당시 우리는 '세상에 없는 병원'을 만들어 냈다.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세상에 없는 새로운 병원'을 만들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산적한 현안 해결 리더십 발휘 기대…시설 확충 및 친환경‧첨단지능형 병원 구축
박 신임 원장의 임기는 시작부터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공사부터 향후 ‘중증환자 중심 첨단지능형 병원’이라는 비전 달성까지 다방면에서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우선 본관과 별관의 대규모 공사다. 병원 서쪽 부지에 조성되는 별관은 지난 2017년 인가를 받았다가 계획변경과 코로나19 사태로 멈추었다. 올해 초 재개된 공사는 아직 설계단계다. 본격적인 작업은 그의 지휘 하에 이뤄지게 된다.
본관 또한 친환경‧첨단 시설을 구비하며 탈바꿈할 예정이다. 수도권 광역관로 원수의 수열에너지를 냉난방에 활용하는 등 기존 병원에 도입되지 않았던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본관과 별관 공사가 완료되면 공간적인 변화가 생기는 만큼,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다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권 원장이 초석을 닦은 작업을 무사히 완수하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임무다.
‘미래의료의 중심 SMC’라는 새 비전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인사를 알리며 ‘중증 고난도 질환 중심 첨단 지능형 병원의 근간 완성할 역량 소유자’라고 자신 있게 그를 소개했다. 코로나19의 안정국면이 다가옴에 따라 그동안 잠잠했던 병원들의 역량투자가 다시 활발해질 시점에 중책을 맡긴 것이다.
실제로 박 신임 원장은 다른 대형병원들과의 차별화를 이룬 여러 성과를 가지고 있다.
원내 전자의무기록(득)을 도입해 ‘종이없는 병원’을 실현하며 지난 2009년 삼성정보화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에는 개인 스마트 기기를 진료에 활용하는 어플리케이션(App)을 개발해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는 병원 진료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같은 성과는 삼성전자 등 IT대기업과 국내 유수 연구기관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와의 협력 경험도 풍부한 그는 보다 넓은 시야에서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