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100년, 중입자로 암(癌) 치료 새 역사"
이익재 연세의료원 중입자치료센터장
2023.03.20 06:20 댓글쓰기



"국내 암환자 진료 메카로 거듭나 다시 한 번 새로운 암 치료 역사를 만들겠습니다."


연세대학교의료원 이익재 중입자치료센터장(방사선종양학과)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연세의료원은 국내 최초로 중입자치료센터를 완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중입자 치료는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 70%까지 빠르게 돌려서 생긴 에너지를 암세포에 조사해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보다 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성능이 2~3배 높아 '꿈의 암 치료법'으로 불린다.


특히 다른 정상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치료 횟수도 평균 12회로 X-선과 양성자 치료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이익재 센터장은 중입자 치료가 난치성암 치료에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중임자 치료는 췌장암, 폐암, 간암 등 여러 고형암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며 "특히 골, 연부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생종 등 희귀암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원정치료 부담도 사라져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세의료원이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한 것은 암 정복을 위해 걸어온 오랜 역사에 기인한다.


연세의료원은 1922년 육종암을 치료하기 위해 방사선치료를 시작했다. 이후 전폭적인 투자로 1969년 '암센터'를 설립했다.


암센터는 2014년 4월 '암병원'으로 다시 태어나 암 치료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중입자치료센터는 지하 5층, 지상 7층의 연면적 약 3만3000㎡(약 9960평) 규모로, 중입자치료기는 지하 2층~지하 4층에 위치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장비 1500억원, 센터 건축 및 설비에 1500억원 등 총 3000억원을 투입했다.


이 센터장은 "암병원을 개원할 때부터 중입자 치료를 해야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며 "장장 10여 년에 걸쳐 준비해온 계획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입자 치료, 대한민국 암(癌) 정복 변곡점 확신"

"고정형 1대・회전형 2대 도입…회전형 2대는 세계 최초"

"4~5월 고정형부터 순차적 가동…전립선암 우선 적용"

"타 의료기관과도 협업, 암 치료 국가 경쟁력 함양"


연세의료원이 선보이는 중입자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갠트리) 2대다.


고정형은 말 그대로 고정된 형태로 중입자를 한쪽 방향으로만 조사하는 기기다. 360도 회전하는 갠트리는 어느 방향에서든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현재 전 세계 6개 국가, 10여개 시설에서만 중입자 치료가 가능하다.


연세의료원은 전 세계 16번째 중입자치료센터로 이름을 올렸지만, 고정형뿐만 아니라 회전형 기기 2대를 함께 가동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회전형 기기 2대를 보유한 곳은 연세의료원이 유일하다. 연세의료원은 오는 4~5월 고정형 1대를 먼저 오픈하고 회전형 2대를 각각 단계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이 센터장은 갠트리실 2곳을 모두 가동을 시작하는 시점은 올 하반기로 전망했다.


현재 고정형 기기는 설치 완료 후 운영 계획서를 식약처에 제출, 최종 허가를 위한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다.


중입자 치료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립선암 환자를 우선 적용하고 순차적으로 치료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 센터장은 "상반기 내 전립선암 치료를 시작으로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암을 대상으로 중입자가속기 활용 근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암치료 메카로 거듭나기 위해 암병원과도 협업해 시너지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특히 타 의료기관과도 협력해 국내 암 치료 수준을 높이는데 일조하겠다는 각오다.


이 센터장은 "현재 중입자 치료를 준비 중인 타 병원과도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 국가 암치료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통에 시달리는 많은 암 환자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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