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암병원장이 보는 '중입자 치료기' 열풍
"환자 치료 측면서 가치는 분명, 가장 큰 걸림돌 고비용은 해결 과제"
2023.06.29 12:01 댓글쓰기



[기획 上] 대한민국 의료는 최근 20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선진국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암(癌) 치료는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술기와 생존율 측면에서도 절대적 입지와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 수려한 성과 뒤에는 왜곡된 의료전달체계와 기형적 수가 등으로 대형병원 환자쏠림, 수도권과 지방 의술 격차 등 극복하기 어려운 어려움도 자리하고 있다. 또 정밀의학, 세포치료, 디지털치료제(DTx), 중입자 치료기 등 암 진료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전 세계 암 치료를 호령해온 우리나라에 또 다른 위협 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대한민국 암 치료 현주소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빅5 암병원장 정책 좌담회'를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련된 좌담회에는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 ▲우홍균 서울대병원 암병원장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 ▲최진섭 연세의료원 암병원장 ▲허수영 서울병원 암병원장(이름 가나다 順)이 참석했다. 아울러 국내 보건의료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참석해 정부 암 정책 방향 등을 공유했다. [편집자주]


①  국내 빅5 암병원장이 보는 '중입자 치료기' 열풍

②  암도 엄연한 필수의료, 인력난 심각 수준

③  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 정부 과감한 지원 절실


사회: 암 치료 현장은 물론 전 사회적으로 '중입자 치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4월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중입자 치료기로 기대할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인지.


최진섭 암병원장 : 방사선 치료에도 시대적 흐름이란 게 있다. 연세의료원은 1922년 국내 최초로 방사선 치료를 시작했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했다. 중입자 치료 지닌 가치는 분명하다. 약물 및 수술적 치료와 병행할 경우 그동안 기대하지 못했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우홍균 암병원장 기존 항암제나 엑스선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암도 많지만 그럴 수 없는 암도 많다.췌장암을 비롯해 연부조직종, 골육종, 재발암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암은 어떤 수를 써도 잘 치료 되지 않는다. 중입자 치료는 기존 방법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암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이는 우리나라 의료 발전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김태원 암병원장 : 환자들 사이에서 중입자 치료가 난치암을 치료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이로 인한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도 우려되지만 중입자 치료는 국내를 넘어 해외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최진섭 암병원장 명심해야 할 부분은 중입자 치료를 단순히 하나의 방사선 치료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중입자 치료는 기존 치료와 병합해 다른 치료를 유도하거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 연세의료원 암병원 내부에서도 이러한 관점으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회: 세브란스병원을 시작으로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다른 병원도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잉공급'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최진섭 암병원장 우리나라 사회적, 경제적 규모를 볼 때 4~5곳에 도입돼도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큰 병원에서 중입자 치료기를 독점하고 있고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있다 보니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는 것 같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 편차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서울대병원이 부산시 기장군에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한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우홍균 병원장 몇천 억이 넘는 장비를 몇대씩 갖고 있어도 되는지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경제 수준을 생각하면 몇 대가 아니라 도에 하나씩 있어도 된다. 비용 효과를 생각해야 한다면 우선 이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일례로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라오스의 경우 엑스선 치료기가 하나도 없다. 그런 나라에서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선형가속기가 350대 정도 운영되고 있다. 중입자 치료기를 더 들인다고 해서 낭비라 볼 수 없는 이유다.


허수영 암병원장 중입자 치료의 경우 장비는 물론 기반을 조성하는데 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가기에 작은 병원의 경우 시작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러다 보니 독점이나 쏠림 현상을 야기할 우려도 있지만 우리나라 의료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사회: 양성자 치료는 급여권에 진입돼 있는 상태지만 중입자 치료는 이제 막 도입된 상태다. 향후 급여화에 대한 전망은.


이우용 암병원장 환자 입장에서 중입자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우리나라는 실손보험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중입자 치료도 실손보험이 적용 여부에 따라 환자 접근성도 달라질 것이다.


우홍균 암병원장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산시 기장군 중입자가속기 구축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보험사와 논의를 한 바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 반대가 있었다. 실손보험에 들어갈 경우 혜택을 보는 환자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에 그들 입장에도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허수영 암병원장 급여의 경우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회적으로 해결될 문제로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규제 개선에 있다.


김태원 암병원장 일본이 중입자 치료를 선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 많은 데이터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도입한 기관을 중심으로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표준을 통해 비용 효과와 치료 기준을 제시해가야 한다.


이형훈 보건의료정책관 중입자 치료가 신의료기술로 승인된 게 지난 4월이다. 급여를 논하기에는 이른 시간이고,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암 검진 기술이 발달하면서 조기 검진으로 많은 치료 효과를 보고 있지만 비용 효과적인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 우리나라 인구나 경제 규모, 암 발생률을 따져봤을 때 중입자 치료기를 몇 대를 도입하는게 적정한지도 고민해볼 문제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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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이기 05.29 00:07
    시기상조?

    말 하는거 봐라 이것들
  • 돈5병원 07.07 19:45
    세계 10여곳에 불과한 중입자치료기는 한국에선 두 곳 정도면 충분하다. 엄청난 도입과 유지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 인가?  도입하면 본전뽑을려고 할거다. 빅5 병원은 돈 된다고 나이 있는 환자들의 암치료에만 전념하지 말고 중증외상, 응급치료, 소아과진료등을 강화하길.
  • 헌데중앙 07.05 19:02
    앞에서는 이런 말씀하시고 뒤로는 돈 버시느라 힘들겠수. 엉덩이에 털은 안 나려나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