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훈련병 치료 응급실 의사 '병원 떠났다'
당사자 사망 후 경찰 조사 등 부담 가중…"비판 여론에 심적 괴로움 컸다"
2024.07.07 21:46 댓글쓰기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강원 속초의료원이 또 다시 응급실 제한 운영에 들어간다.


속초의료원은 지방의료원 봉직의(페이닥터) 평균 연봉 두배 수준을 지급하고 있던 만큼, 의사 구인을 위해 단순 급여 인상이 아닌 실질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강원도에 따르면 속초의료원은 7월 8∼10일, 22∼24일에는 응급실을 운영하지 않는다. 이는 응급실 전담 의료진 5명 가운데 최근 2명이 지난 1일 자로 퇴사한데 따른 조치다. 업무 과중으로 인한 의료진 보호와 중증 환자 중심 진료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퇴사한 의사 2명 중 1명은 육군 12사단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숨진 훈련병을 응급 처치한 의사 A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 5월 23일 병원으로 실려 온 훈련병의 응급처치를 마치고 같은 날 장비와 인력이 더 잘 갖춰진 상급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훈련병은 이틀 뒤 숨졌다. 당시 이후 숨진 훈련병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의료진들이 골든타임을 놓친 것은 아니냐는 비판 여론도 이어졌다.


A씨는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로부터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함께 퇴사한 의사 B씨는 SNS 등에 경찰이 훈련병을 사망케한 가해자 조사 대신 의료원을 조사하고 CCTV를 가져가는 등 의료진에게 화살을 돌리려는 듯한 행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속초의료원 측은 "응급실 의사가 신속 대응을 하지 않아 치료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비판 여론까지 나오니까 A씨는 매우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현재 강원도는 경증 및 비응급환자는 동네 병의원으로 내원해 줄 것과 119 이송에 따른 환자 수용 등에 동참을 당부했다.


이경희 도 복지보건국장은 "중증 환자 발생 시 강릉아산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등으로 긴급 이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며 "대형병원 중증 응급환자 우선 치료를 위해 환자 중증도에 따른 기타 의료기관으로 전원 안내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진료가 필요한 도민들은 소방 119구급대의 이송 안내를 잘 따라주시고, 대형병원 중증 응급환자 우선 치료를 위해 환자의 중증도에 따른 기타 의료기관으로 전원 안내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덧붙였다.


속초의료원이 응급실 제한 운영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속초의료원은 지난해에도 응급의료센터 의료진 부족에 따라 응급의료센터를 축소 운영한 바 있다.


속초의료원은 지난해 2월 한 달간 월~수요일은 응급의료센터를 미운영하고 목~일요일은 정상 운영했다.


당시 속초의료원이 연봉 인상 카드까지 꺼내며 의사 수급에 총력을 기울였다. 1차 채용공고에서 지원자가 없자 2차 채용공고에선 4억원대 연봉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지방의료원 봉직의 평균 연봉의 두 배 수준이다.


하지만 연봉 인상에도 지속적인 의사 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응급실 제한 운영을 피하지 못한 상황이다. 


속초의료원은 올해에도 지금까지 공고를 10차례 진행했지만, 충원에 거듭 실패했다. 특히 올해 2월부터 시작된 의료계 집단행동 여파로 의료진 채용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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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판새 07.08 01:29
    그래도 의사 연봉 3.5억 줘도 의사부족에 많은 홍보했지 이제 5억 줘도 못 구한다고 홍보하겠네. 365일 개인 책임에 민사책임강화에 말단공무꾼 오더에에 누가 갈지 ㅎㅎㅎㅎㅎㅎ 함안은 아직 할배의사가 버티고 있는지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