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서울대학교병원이 위탁 운영 중인 UAE 왕립 칼리파전문병원이 진료비 삭감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삭감’ 노이로제가 국내뿐만 아니라 UAE에서도 의료기관들을 옥죄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자체 감사결과에 따르면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SKSH, 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 )의 지난해 보험 삭감률이 전년대비 5% 이상 늘었다.
현재 칼리파전문병원은 보험청구 업무를 외주업체에 맡긴 상태로, 삭감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상승원인 등의 세부 내역 분석 및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감사에서 "칼리파전문병원의 보험삭감률 증가에 주목하며 의료수익 개선을 위한 삭감률 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은 아랍에미리트 보건복지부로부터 ‘가장 혁신적인 병원’에 선정된 바 있다는 점이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효율적인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해 ‘의료혁신상’을 도입했다. 아랍에미리트 내 의료기관들이 우수 진료사례, 병원문화 개선, 혁신 방안을 공유한다.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은 혁신, 문화, 대내외 협력 세 가지 수상부문 중 혁신 영역에 지원했고, 현장답사를 거쳐 지난해 최종수상자로 선정됐다.
UAE 정부가 공인하는 우수병원임에도 진료비 삭감은 예외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은 UAE의 독특한 의료보험체계에 기인한다.
포괄적 국민의료보험제도가 없는 UAE에서 의료기관에 적용되는 보험 수가는 기본적으로 보험사, 보험업무관리 대행사(TPA, Third Party Administrator), 의료기관의 협상에 의해 결정된다.
신규 진입하는 의료기관의 경우 보험회사 네트워크의 적시 가입 여부 및 가격 및 할인율 협상 결과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좌우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UAE 의료시장은 가격 측면에서 매우 편차가 크므로 단순 평균치와 분야별 가격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혈관조영술 및 백내장수술, 슬관절전치환술의 경우 평균 수가는 미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상위 25%의 수가는 미국 수준을 훨씬 상회한다.
일반 입원 수가의 경우도 평균치는 미국에 현저히 못미치지만 상위 25% 수가는 미국 수준 이상이다.
그만큼 적절한 분야 공략과 그에 맞는 정체성 확립 등이 수익성과 직결된다는 얘기다. 보험업무관리 대행사(TPA, Third Party Administrator) 의존도가 높은 칼리파병원도 마찬가지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UAE 의료시장은 보험회사와의 협상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칼리파병원 역시 TPA를 통해 진료비 삭감 문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