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코로나19 해외유입 상황이 심상찮다. 천신만고 끝에 국내 상황이 진정세로 접어든 상황에서 재창궐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거주하던 교민과 유학생들의 귀국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의 해외유입 사례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국내 코로나19 총 확진자 대비 해외유입 환자들의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단순한 기우(杞憂)가 아님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두 달 가까이 매주 2~7명 수준을 유지하던 해외유입 사례는 유럽의 폭발적인 감염이 시작된 이달 8일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국내 발생 11주차인 3월 8~14일까지 19명, 12주차인 15~21일까지 95명으로 폭증했다.
13주 차인 이번 주는 더욱 위협적이다. 지난 23일 18명, 24일 25명, 25일 51명, 26일 57명 등 벌써 4일 만에 150명을 넘겼다.
무엇보다 심각한 부분은 해외유입이 지역사회 감염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3일 28.4%(확진자 64명 중 18명), 24일 32.9%(확진자 76명 중 25명)이던 해외유입 비중은 25일 51.0%(100명 중 51명)로 처음 국내 발생 확진자 수를 추월했다.
26일에도 신규 확진자 104명 중 절반이 넘는 57명이 해외유입 사례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율로는 54.9%다.
검역단계에서 30건이 확인됐고, 이후 지역사회를 통해 27건이 추가됐다. 해외유입 감염자 57명 중 내국인은 49명, 외국인은 8명이었다.
27일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총 91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이중 해외유입은 13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검역단계에서 걸러진 수치인 만큼 귀국 후 지역사회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추가될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
요 며칠 추세를 보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유입이 지역사회 감염율을 이틀 연속 추월하면서 방역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은 지난 22일부터 유럽발 입국자 전원에 대해 진단검사를 실시 중이고, 27일부터는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도 강화키로 했다.
유증상자는 내‧외국인에 관계없이 공항검역소에 마련된 시설에서 대기하면서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입국 시 증상이 없는 내국인 및 장기체류 외국인은 14일 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며, 증상이 발현될 경우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26일에는 보다 강력한 조치를 내놨다. 외국인이 자가격리 중 무단이탈할 경우 경찰이 긴급 출동하고, 해당 환자에 대해 강제 출국 조치하기로 했다.
해외 입국자가 자가격리 안전보호 앱을 설치하지 않으면 입국이 거부된다.
방역당국은 유럽과 미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의 검역을 강화한 만큼 검역단계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한 무증상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를 시속하게 하기 위해 인천공하 옥외공간에 개방형 선별진료소를 설치, 운영키로 했다.
개방형 선별진료소는 넓은 야외공간에 벽면 없이 설치해 자연 바람을 통해 실시간 환기된다. 4~5분에 1명씩 검체 채취가 가능하다.
인천공항 선별진료소에는 공중보건의사 10명, 간호사‧임상병리사 31명, 군 인력 35명,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 8명이 근무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해외유입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효과적인 해외유입 차단을 위해 입국단계 검역과 지역사회 자가격리의 철저한 이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는 해외유입이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유럽, 미국뿐 아니라 해외 상황이 잠잠해져야 국내 유입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