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간호인력 부족···갈수록 힘들어지는 해법
'간무사 채용해도 곧 이직' vs '급여 등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시급'
2018.07.08 18:2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개원가의 간호인력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개원가 원장들과 간호조무사 간 불신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7월부터 해당되지는 않지만 사회적으로 주 52시간 근무 법안이 실시되면서 개원가 여건은 더욱 좋지 않을 실정이다.
 

개원의들은 간호인력 채용이 어렵다는 목소리를 냈다. 간호조무사가 부족한 상황도 문제지만 잦은 이직이 인력공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개원가에는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 내과병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간호조무사를 뽑기가 어려워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힘들어서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이해하지만 퇴사 당일 아침에 핸드폰 메시지로 ‘오늘부터 출근 못한다’고 보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라고 답답함을 털어놨다.


경기도 소재 정형외과 B원장은 “의원급에 취직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간호조무사를 채용하기도 어렵지만 오랜 기간 함께 일하기는 더 어렵다”면서 “실제로 한 사람이 그관두면 한두달 안에 뽑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무런 예고 없이 그만 두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원장이 가만히 믿고 있을 수가 없어서 요즘에는 가족 중에 간호조무사 자격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간호인력 부족 현상은 대도시보다 지방에서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전라북도 남원시에서 15년째 내과 의원을 운영하는 C원장은 “지방 중소도시는 서울, 경기, 광역시도보다 훨씬 열악하다”라며 “10년을 함께 일한 간호조무사가 그만두는 바람에 최근 채용을 했다. 20대 초중반의 간호조무사들은 대도시에 거주하길 원하기 때문에 구하기도 힘들지만 뽑더라도 버티지를 못한다. 40대 여성 간호조무사를 채용해 함께 일하게 됐다”고 전했다.


간호인력 부족과 간호조무사의 잦은 이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개원의들과 달리 간호조무사들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열악한 근무환경”이라며 문제를 개원가로 돌렸다.


지난 5월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발표한 의원급 간호조무사 최저임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최저임금 이하 지급률이 4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간호조무사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하게 만드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직률이 높은 이유는 간호조무사 개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근무환경에서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는 “의원급의 경우에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근무시간 역시 보장되지 못한다”라며 “간호조무사들이 오랜 기간을 믿고 이직 없이 일할 수 있는 곳으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원은 9시부터 6시까지 운영할 경우 간호조무사가 출근은 8시까지, 퇴근은 7시가 넘어서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 처우는 좋지 않고 근무환경은 열악하다. 오랜기간 근무를 회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간호조무사 A씨는 “노조가 있는 병원에는 호봉제가 있어서 연차가 쌓이면 근속연수도 인정되지만 의원급은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면서 “개인 병원이라 근무 환경이 열악하고 임금도 낮은 편인데 원장에게 잘못 보이면 고용이 불안정하기까지 하다. 간호조무사를 탓한다고 개선될 문제가 아니다. 근무환경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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