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전공의 모집 접수 창구 ‘초반 러시’
지방 수련병원도 소위 인기과는 지원율 높은 상황···비인기과, 우려 넘어 체념
2020.12.02 06:1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박정연 기자/기획 6] 금년 12월과 내년 1월에 있을 전공의 및 인턴 모집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의사 총파업 종료 후 전공의들은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개선되지 않는 수련환경과 고질적인 기피과 문제 등 의료계 내부 논란이 완연하게 종결된 것은 아니다. 올해 역시 빅5 병원 쏠림현상이 여전할지, 또는 파업 사태로 촉발된 혼란이 전공의 모집결과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더불어 의사국시 파행으로 인턴모집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대로 가다가는 모집인원의 10% 남짓에 불과한 지원자를 두고 병원 간 신경전이 벌어질 판이다. 의료계는 앞으로 발생할 대규모 인력공백을 우려하고 있으며, 정부도 여러 대안을 마련 중이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운명의 날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전공의 모집을 앞둔 의료계 내부 목소리를 6회 연속 기획으로 전한다. [편집자주]
 
전공의 모집 연속기획 ⑥ 일부 대형병원, 모집 정원 70% 확보
 
오늘(2일) 오후 52021년도 전기 레지던트 모집 마감을 앞둔 상황에서 빅5 병원은 이미 모집 정원을 차분히 채워가고 있는 모습이다.
 
인기과의 경우 지역을 막론하고 판도가 어느 정도 정해진 분위기다. 올해도 비인기과의 상대적 박탈감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도 레지던트 모집인원은 총 3399명으로 원서 접수는 2일 마감된다. 이후 13일 필기시험 및 15~17일 면접을 거쳐 18일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데일리메디가 1130일 기준 주요 수련병원의 모집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일부 병원들은 모집 정원의 70% 이상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116명 정원에 83명이 지원했으며, 서울아산병원은 124명 정원에 85명이 지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51명 정원에 46명이 지원, 벌써 정원을 채운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성형외과와 안과, 영상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정형외과 등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아산병원은 성형외과와 재활의학과가 모집정원보다 많은 인원이 지원했다.
 
특히 성형외과는 2.33: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모집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병원들은 조심스러운 태도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원율 언급은 어렵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지원했다. 첫날 많이 몰렸다고 답했다.
 
삼성서울병원 측도 마지막까지 눈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써는 상황이 어떻다고 단정짓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밝혔다.
 
통합수련을 하는 가톨릭의료원의 경우 236명 모집에 88명이 지원했다. 서울대병원도 지난 1130일 기준으로 168명 모집에 41명이 지원하는 등 많은 인원이 몰리지는 않고 있다.
 
가톨릭의료원과 서울대병원은 막판 눈치보기로 초반 러시가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지방병원 전공과별 빈부격차 심각 예상
 
지방 소재 수련병원의 경우 인기과·비인기과에 따라 모집상황에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 여전히 관찰된다.
 
인기과의 경우 일찍이 모집인원을 충족하기도 했지만 비인기과는 마감 하루 전날까지 지원자가 전무한 경우가 많았다.
 
경기도 소재 중소병원인 A병원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지원 인원이 늘지 않았는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인기과는 정원이 벌써 충족됐다고 말했다.
 
올해 A병원은 내과와 가정의학과 두 개 과에서 전공의를 모집한다. 내과의 경우 지원자가 정원을 채웠지만, 가정의학과는 아직까지 지원자가 없는 상태다.
 
그는 인기과의 경우 지방·중소병원 모두 비교적 쉽게 정원을 충족하지만 비인기과는 아무래도 모집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인기과의 경우 큰 병원이 아니더라도 충원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 분위기다.
 
수도권 소재 H안과병원 관계자는 아직 모집이 마감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올해도 초과지원이 아닐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인기과와 마찬가지로 비인기과 어려움 또한 지역을 초월하고 있다. 수도권 소재 B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사전 지원은 0명이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교수는 힘든 과에서 체감이 더 큰지 몰라도 학생들이 이슈에 민감하다. 힘들다는 인식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내부에서도 지원자가 없다. 타교 인턴도 올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올해 레지던트 모집 정원에서 인기과 정원이 줄어든 주요 대학병원에서는 기존 인턴들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거란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수도권 소재 모 대학병원 교수는 인기과인 피부과와 정형외과 정원이 줄어 지원자들 간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정형외과는 이미 경쟁률이 2:1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련병원 관계자도 이미 재수를 선택하고 더 좋은 기회를 노리겠다는 학생들도 있다. 인턴 모집 때 정원이 많이 남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해진·박정연 기자 (hjhan@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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